잇단 출석거부에 강제소환도 고려

▲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4일 오후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새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최씨에 대해 기존에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기소한 사실 외에 새로운 범죄 사실을 인지해 새로 구속영장을 발부받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4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특검보는 새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최씨에게 “뇌물죄(혐의)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씨에게 뇌물죄를 적용한다는 것은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무상 제공했다는 의혹을 산 옷과 가방을 염두에 뒀거나 박 대통령, 최씨, 삼성그룹을 둘러싼 제삼자 뇌물 혐의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해 삼성그룹의 경영권 현안을 해결해 줬고 삼성전자가 이에 대한 보답으로 박 대통령의 측근인 최씨 측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최씨가 출석 요구를 반복해 거부하자 체포영장 또는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씨는 정신적 충격 때문에 특검 조사에 출석할 수 없다는 사유서를 4일 제출했으며 특검은 딸 정유라씨의 체포 소식 등이 최씨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정호성(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비롯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이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진술 짜 맞추기, 말 맞추기를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정 전 비서관의 방 등 관련자 3명이 수용된 방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대상자 3명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사이의 증거인멸 정황, 서로 간의 진술협의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4일 말했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 등을 염두에 둔 수사와 관련, 핵심 연루자가 조직적인 말 맞추기나 사건 은폐 등을 시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피의자 소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4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되느냐’는 질문에 “소환할 때 밝히겠다”면서도 “양쪽 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문화예술인들로부터 고발된 상태다. 12개 문화예술단체는 김 전 실장이 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정부 지원 사업 참여를 막았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2일 이들을 포함한 여러 관련자를 특검에 고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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