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보다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주려고 계속 도전”

어린 시절 코치로부터 사이클을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던 105세 프랑스 노인이 세계기록 수립으로 또 무언의 시위를 펼쳤다.

AP통신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로베르 마르샹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캉탱앙이블린의 국립 경륜장에서 1시간 동안 22.547㎞를 달려 105세 이상 연령대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사실 이 연령대는 고령 사이클의 ‘살아있는 전설’인 마르샹이 개척하고 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는 분야다.

마르샹은 3년 전에도 1시간 동안 26.927㎞를 주파해 100세 이상 연령대 사이클 부문에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을 깬 이력이 있다.

그는 신기록 달성 후 “경기 종료 10분 전을 알려주는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봤다면 더 빨리 달릴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다리가 아플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팔이 아플 뿐인데 그건 류머티즘 때문이다”라며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105세도 아직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고 덧붙였다.

마르샹의 이번 기록은 영국의 사이클 영웅 브래들리 위긴스가 재작년 세운 전 연령대 세계신기록 54. 52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관중들은 그의 완주에 큰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은 그가 마지막으로 92번째 트랙을 돌 때 ‘로베르’를 외치며 응원했고, 그는 결승선에 도착하자마자 수십 명의 취재진으로부터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전직 소방대원이었던 마르샹은 지난 1911년 프랑스 아미앵에서 태어났다.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후 1940년대 말 베네수엘라로 이주해 트럭 운전사로 일했다. 이후에는 캐나다로 건너가 벌목공이 됐다.

1960년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마르샹은 생계 때문에 운동은 꿈도 꾸지 못하다 68세의 나이로 다시 사이클에 도전했다.

그는 1992년 프랑스 파리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자전거 완주에 성공했고, 지난 2012년에는 100㎞를 시속 23㎞ 이상으로 주파해 100세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빠른 사이클리스트가 됐다.

그는 과일과 야채를 즐겨 먹고, 육류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으로 체력을 단련해왔다. 또 오전 6시에 일어나고, 오후 9시에 잠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하루 1시간 동안의 꾸준한 사이클 연습이 이런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주변인들은 전했다.

마르샹을 담당하는 생리학자인 베로니크 빌라트는 AP통신에 “그가 동물들을 잔인하게 대우하는 실태를 고발한 언론보도에 충격받아 최근 육식을 끊었는데 이러한 실수만 없었다면 오늘 더 빠를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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