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래 울산광역시 창조경제본부장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도시들이 많다. 울산도 그 중 하나로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 다른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휘황찬란한 산업현장의 불빛이 동쪽 바닷가에서 드넓은 국가산업단지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황홀하게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자존심이자 산업수도로서 동북아 경제허브를 꿈꾸는 창조도시 울산만이 연출할 수 있는 멋진 광경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산업이자 대한민국의 주력산업 전반에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한파는 울산 시민들로 하여금 ‘이렇게 멋진 울산의 야경이 자칫 사라질 수도 있겠다’라는 위기감에 빠져들게 했으며, 그 위기감은 다시 ‘어떻게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절실한 요구로 이어져 왔다.

울산시는 현재의 경제적 위기상황이 단순히 구조조정이나 내핍경영, 비수익사업 매각 등과 같은 기업들의 자구적 노력만으로 극복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지역내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고 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고심 끝에 울산시가 얻은 결론은 ICT융합을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고, 지능정보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길만이 울산을 21세기에도 역시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 불리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는 것이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의 진화, 4차산업혁명은 너무나 빠르고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힘과 가치가 지배할 미래 세계에서도 울산이 활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힘과 가치로 무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지난해 12월6일, 1년여의 노력 끝에 ICT융합산업의 선도도시 울산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울산정보산업진흥원(UIPA)을 개원한 것도 이 같은 신념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을 통해 ‘울산 ICT·SW융합산업 육성체계 마련’ ‘ICT융합 제조업 고도화’ ‘미래신산업 육성’ ‘ICT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 등 4대 분야 12개 전략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며, 진흥원은 ICT융합 전략수립과 시행을 통해 지역 주력산업인 화학·조선·자동차 분야의 고도화 및 첨단화를 견인하는 한편 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쳐지고 있는 ‘3D프린팅 산업’ ‘스마트 안전산업’ 등 신산업 육성의 중심기관 역할도 담당할 것이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의 출범은 단순히 하나의 기관 출범이 아닌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융복합을 지원하는 4차산업 선도도시 울산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가치가 있다.

시는 또 같은날 미래부와 협력해 조선해양산업 1번지인 현대중공업에서 조선해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K-ICT 조선해양 융합선포식’을 갖고 ICT 융합 인더스트리4.0s(조선해양) 사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 구축에 들어감으로써 침체한 조선해양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대안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단계에 돌입했다. 물론 ICT융합과 이를 통한 4차산업혁명 선도의 여정이 조선해양 분야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시는 우선 조선해양 분야에서 주력산업과 ICT융합의 성공사례를 창출하면서 이를 화학과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 개원식에 참석해 주신 정부, 유관기관, 시민대표 및 울산지역 기업인들이 ICT융합과 4차 산업혁명 선도에 대한 울산시의 결연한 의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한다고 하신 뜨거운 격려의 말씀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다. 그날 그분들의 말씀 속에서 강한 기대감과 함께 거역할 수 없는 염원을 느꼈고 우리 시의 역량을 결집해 이 과업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재차 삼차 거듭 다짐했었다. 2017년은 울산의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해로, 사람으로 따지면 역동적이고 패기넘치는 청년기의 시작에 해당한다. 이러한 뜻깊은 시기를 맞아 울산을 전통의 산업수도에서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새로운 산업수도로 거듭나는 원년을 만들기 위해 울산시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갈 예정이다.

장수래 울산광역시 창조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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