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 기려 주민들이 만든 일산
후손이 작년 울산박물관에 기증

 

지난해 2월 윤정열(64·서울)씨가 울산박물관에 기증한 ‘언양 현감 윤병관 만인산(萬人傘)’이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복원됐다.

울산박물관은 언양 현감 ‘윤병관(尹秉寬·1848~1903) 만인산’을 기증받아 정교한 보존처리를 마치고 울산박물관 역사관에 전시 중이며, 전문가의 자문과 옛 문서를 참고해 자루, 살대, 꼭지 부분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복원품 1점도 제작했다고 밝혔다.

윤병관은 파평 윤씨 정정공파(貞靖公派), 자는 치도(致道), 호는 우재(愚齋)이다. 1872년 무과 급제로 관직을 시작 해 통정언양현감(通政彦陽縣監)과 종성진도호부사(鍾城鎭都護府使) 등을 지냈다.

 

울산박물관에 기증된 만인산은 윤정열씨의 고조부 윤병관(尹秉寬)이 1887년 언양 현감을 지낼 때 지역민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만인산은 조선 후기 고을 사람들이 지방 관리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그 지방 사람들의 이름을 수놓아 선물한 양산을 말한다. 만인의 이름을 수놓은 일산(日傘)이라 해 수산(繡傘)이라 하며 수놓아진 고을 사람들의 이름 수에 따라 ‘천인산’ 또는 ‘만인산’이라 한다. 이러한 만인산은 국립민속박물관, 홍주성역사관, 국립춘천박물관 3곳에서 소장하고 있다.

‘윤병관 만인산’은 덮개, 휘장, 산대 중 산대 부분이 없어 진 상태였다. 덮개는 8조각으로 제작된 것으로 19세기의 일반적인 송덕산(頌德傘) 형태와 같다.

만인산 덮개의 소재는 명주이며, 상판은 8각형으로 백색, 중심부는 붉은 주색으로 돼 있다.

옆면에는 남색 휘장이 폭 15인치 명주를 사용해 넓게 둘러쳐져 있으며 드림이나 살대 주머니 등의 장식이 없다.

덮개의 중심부 붉은 주색 부분에는 ‘통훈대부 행 언양현감 윤후병 관청덕 선정영 세불망 만인산(通訓大夫 行 彦陽縣監 尹侯秉 寬淸德 善政永 世不忘 萬人傘)’이라 적혀있다. 그 밖에 주사(主事), 도감(都監), 좌수(座首), 행수(行首) 등을 역임한 사람과 언양 고을 사람 여러 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양명학 울산시 문화재위원장은 “울산 현감과 지역 주민 이름이 새겨진 진귀한 유물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울산박물관으로 기증 돼 보존처리까지 마무리 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울산의 역사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유물들이 많이 기증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윤병관 만인산 보존처리 전(왼쪽)과 후의 비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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