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박(친박근혜)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이 5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성직자는 사람을 살게 해주는 건데, 죽음을 강요하는 성직자는 그분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목사 출신인 인명진 위원장은 5일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까 교회더라. 당인 줄 알았는데 성직자를 구하는 교회”라고 비꼬았다.(왼쪽사진 인명진, 오른쪽사진 서청원) 연합뉴스

새누리당 의원 30여명이 자신의 거취를 전적으로 당 지도부에 맡기겠다는 ‘백지위임장’을 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인명진 새누리 비대위원장에
현역의원 3분의 1, 거취 일임
탈당요구 직면 친박계 핵심
서청원·최경환 압박감 고조

5선의 정갑윤 의원이 전날 탈당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주영(5선), 김정훈·홍문종(4선)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백지위임 대열에 합류했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쇄신’에 대한 입장 제출 시한으로 밝힌 오는 6일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현역 의원 30여명이 인 위원장에게 백지위임장을 냈다.

이주영·김정훈·홍문종 의원 외에 유재중(3선) 의원, 홍철호(재선) 의원, 곽상도·윤상직(초선) 의원 등도 백지위임했다.

또 정유섭·이철규 등 초선 그룹 일각에선 ‘초선들의 단체 위임장’을 내자는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 박맹우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까지 포함하면 30명이 넘는다고 당 핵심 관계자가 밝혔다. 현재 새누리당에 공식 등록돼있는 의원은 모두 99명으로, 3분의 1에 달하는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거취를 일임한 셈이다.

한 당직자는 “백지위임장이 수십 장 들어왔다는 정도는 확인해줄 수 있지만, 명단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이런 사람도 냈나?’ 싶은 인사도 있다”고 말했다.

탈당이든 당원권 정지든 감수하겠다는 백지위임 의원이 늘어날수록 자진 탈당 요구에 직면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서청원(8선)·최경환(4선) 의원의 압박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인사는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한 의원이 서 의원과 최 의원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하면서 “서 의원을 정치적으로 죽이겠다는 게 아니라, 서 의원도 살고 당도 사는 길이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원유철(5선)·윤상현(3선), 김진태·김태흠·이우현·이장우(재선) 등 친박계 의원들은 인 위원장의 인적쇄신 방식에 문제가 있다거나 자신은 쇄신의 대상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아직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박근혜 정부의 주요 직책과 당 대표 등을 맡았던 인사 등을 ‘책임져야 할 대상’으로 지목해 6일까지 결단하라고 촉구했으며, 이를 토대로 8일에 자신의 거취와 함께 인적쇄신 대상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두수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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