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생존·미래를 대비할 시기에
민간인이 국정 넘보고 사익 취한
국정농단 사태로 온나라가 시끌

▲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영국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결코 기우(杞憂)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제 하늘이 무너질 걱정을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호킹 박사는 지구의 존망위기를 경고하며 인류가 우주에서 생존 가능한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킹 박사는 2016년 11월14일 옥스퍼드 토론회에서 기후변화, 핵무기, 인공지능(AI) 등으로 지구와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구에 재앙이 닥칠 가능성은 커지고 있으며, 향후 1000년, 1만년 후에 재앙이 닥칠 것임은 거의 확실하다고 한다. 그는 “취약한 우리 행성을 떠나지 않고 1천년을 더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우리가 우주로, 다른 별들로 퍼져 나가 지구의 재앙이 인류의 종말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권유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사람들이 우주로 관심을 넓혀야 한다는 말이다.

앞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이 기우다. 그 걱정 자체도 기우다. 옛날 중국 기(杞)나라에 살던 한 사람이 ‘만일 하늘이 무너지면 어디로 피해야 좋을 것인가?’하고 침식을 잊고 걱정하였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현명한 이가 이를 딱 하게 여겨 일부러 그 사람에게 가서 깨우쳐 말하되 “하늘은 기운이 가득 차서 이루어진 것이니 어찌 무너져서 떨어지리요?”라고 안심시켰다. 기우란 군걱정, 노파심, 별걱정 등을 말한다.

기우에 그친다면 좋을 것이 또 있다.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건이다. 2014년 신년의 ‘순실스러운’ ‘통일은 대박’ 표어도 필자가 듣기에 이상했었다. 영국 등 유럽, 또 미국에서 정의한 바와 다르게, 우리의 ‘창조경제’는 국내 연구기관의 연구와 제안과도 다르게, 정책은 3D프린터 분야로 좁혀져 이상하게 생각했다. 필자가 산업대학원에서 ‘창조경제와 건축’ 강의준비 후 내린 결론도 이상하다였다. 2013년 여름 북구 구정발전 공동연구 ‘취약계층 기후복지 시스템 구축’ 관련 정책사례 조사차 일본 방문 시, 현지 가이드가 자랑처럼 서울 차병원에서 채혈하고 동경에 와서 시술할 때, 자기를 통하면 일본 체류 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던 안내도 당시 특이하게 들렸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2017년 1월15일까지 기한으로 한다. 농단(壟斷)은 용단(龍斷)에서 비롯돼, 이부터 알아야 한다.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조정에서 ‘용단’은 ‘나라를 경영하기 위해 천자 또는 임금이 구분해 놓은 중요한 벼슬자리’를 뜻했다. ‘농단’은 ‘시장 등에서 모든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뜻한다.

맹자 공손추하편에서 유래한 이 말은, 임금이 그의 아들을 벼슬에 올리자, 계손은 이를 사사로이 ‘용단’을 독차지하려는 처사라면서 비난했다. 그런데 이 말이 조정 밖으로 흘러나와, 이익을 독차지하는 행태를 비난하기 위해 ‘농단’이라고 바뀌었다. 당시 시장의 높은 곳(언덕 농)에 올라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하며 시장의 정보를 독식하고, 이익을 독차지했던 사람 때문에, 농단은 용단을 패러디해서 생겨난 말이다.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이 기우’라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기우, 우려에서 대통령 탄핵소추가 발의돼 헌재로, 특별검사 수사로 확대됐다. 최순실이 청와대 관저 식당에서 스키야키와 김밥을 챙기며, 높은 언덕(농단=용단=청와대)에 올라 국정까지 넘보며 사익을 취한 내용을 국정조사한 셈이다.

국정농단에 관한 ‘한우’(韓憂)에 매몰돼, 스티븐 호킹의 ‘영우’(英憂)처럼 1000년후 후손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우주와 외계에 관심을 지닐 여유가 적은 나라라는 게 우려할 만하다. 별걱정에서 국민 모두에게 진지한 걱정거리가 됐다. 헌재 변론과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정당들은 국가의 미래 토대를 굳건히 할 개헌도, 대선도 빨리 준비하자고 한다.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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