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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판도라’가 영화로만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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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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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호 사회부

영화 ‘판도라’가 450만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울산 남구의 한 영화관이 전국에서 ‘판도라’ 관객수 1위 극장으로 꼽히면서 이 영화에 대한 지역의 큰 관심을 느끼게 한다. 울산이 영화 판도라에 반응을 보인 것은 영화의 소재와 배경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이 지진으로 인한 원전 폭발사고를 담았다.

영화 속 배경인 월촌리와 한별 1호기는 우리나라 최고령 원전인 ‘고리 1호기’와 고리 1호기가 위치한 부산시 기장군 월내리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는 한반도 동남권 인구 400만명이 피폭 위기에 처해진다. 게다가 지난해 9월12일 경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진의 공포는 영화 속 이야기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현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다가온다. 물론 원전과 관계된 기관에서는 저마다 영화 판도라 속 내용이 국내 현실과 맞지 않다며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주 지진 이후 계속되는 여진은 더이상 한반도가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진의 원인인 단층 조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섣불리 원전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을 듯하다. 특히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지점이 원전은 물론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울산 등 동남권과 가깝다는데서 영화 속 이야기를 굳이 ‘옳고 그르다’로 판단할 범주가 아니다. 대피 시나리오도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원전을 피해 대피하는 장면은 영화적 과장이라고 치부하고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스신화 속 판도라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상자를 열어 온갖 슬픔과 가난, 전쟁, 증오, 질병 등의 악을 세상에 꺼내놓고 말았다. 영화 스토리와 같은 불행한 대재앙이 닥쳐오지 않도록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원전과 지진의 공포 한 가운데 있는 울산이기에 이같은 간절함은 더욱 크다. 판도라가 닫은 상자 속 바닥에는 희망이 남겨져 있었다고 한다. 지진에 대한 원전의 안전성을 보다 철저히 점검하고, 보다 면밀한 안전대책을 세워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희망’이 될 것이다.

김준호 사회부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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