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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영화 ‘판도라’ 상자 속 희망을 함께 찾아야 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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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9  22: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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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민 (부산시 기장군 정관읍)

지금은 비록 다른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면서 화제성이 옅어졌지만, 얼마 전 관객들을 찾았던 영화 ‘판도라’는 한동안 그야말로 ‘핫’한 영화였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영화는 재난 영화의 본분을 충실히 다하고 있다.

모든 최악의 상황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영화 속 재난상황은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하기에 충분하고, 이와 같은 재난상황을 영화 속 주인공들이 힘을 모아 극복하는 과정은 울컥하는 감동을 선사한다. 아마도 근처에 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이 있는 부산·울산 시민들에게는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가 단순히 영화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만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난 9월 경주에서 발생했던 지진은 우리나라가 여태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강했다. 상가와 한옥, 문화재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인근 부산·울산 등의 대도시에서도 아파트 건물이 휘청거리는 것이 보였던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의 불안감이 원전으로 향했던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이런 와중에 규모 6.1의 지진 때문에 원전이 심각하게 손상되는 위기 상황을 묘사하는 영화가 개봉을 했으니,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영화 속 상황을 결코 남의 일로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리히터 규모가 1이 늘어날 때마다 지진의 강도가 수십 배 커진다는 둥, 원전의 내진설계가 이렇다는 둥 하는 설명이 들릴 리는 만무하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영화는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했기 때문에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 같은 원전 사고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주는 메시지마저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하는 것, 그리고 원전을 관리하는 정부 및 한수원과 시민들 사이에 원전 안전에 대한 소통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는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오래된 원전을 두 달 만에 졸속으로 정비해서 재가동한다거나, 상황 발생시 본사의 지시사항을 기다리느라 대응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어영부영하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매뉴얼을 통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주기적으로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과거 사례로부터 얻은 교훈을 통해 기술적인 요소 또한 지속적으로 보완함으로써 ‘안전에 안심을 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공학적으로 안전한 원전이라 하더라도 이를 국민들이 알아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원전 사고 그 자체보다도 사고 사실을 축소·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정부의 모습에 공감하고 불안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또한 단순히 금전적인 보상 위주로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하기보다는,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듦으로써 ‘믿고 맡길 수 있는 원전’을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 당국과 사업자인 한수원이 혹시 모를 원전 사고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이해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배경민 (부산시 기장군 정관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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