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석유 분쟁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물 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세계은행의 경고가 점차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2일 세계 물의 날은 물부족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해결방안에 관심을 갖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물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바닥에 머물러 물 낭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 세계물위원회,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등이 내놓은 보고서들은 물부족이 인류의 대재앙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비극적인 것은 매일 더러운 물로 죽어가는 어린이의 수가 5천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보고서들은 지금만 해도 지구촌 인구의 절반이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나 25년 내에 식수난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재앙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물부족은 숙명적인 것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3배에 이르지만 높은 인구 밀도 때문에 1인당 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5%에 불과하다. 하지만 불과 5년 후인 오는 2006년에는 연간 4억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용담댐 등 4개 대규모 댐을 건설해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물 수요 관리를 체계화, 효율화하는 장기적인 수자원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댐 추가 건설은 환경파괴라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어 신중히 추진해야 할 문제다. 그밖에 절수기기의 적극적 보급, 중수도 시설 확대, 누수 방지를 위한 배관의 지속적 교체 등 여러 가지 대책이 모두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대책 중 극히 민감한 것이 물값 인상을 통한 물 과소비 억제 유도책이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국민의 자발적인 물소비 절약이다. 우리의 물 사용량은 독일에 비해 무려 3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물 아껴쓰기 요령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당장 변기와 수도의 물을 어떻게 아낄 수 있는지 모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지고 실천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 이번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절약이야 말로 댐건설보다 효과적인 대책이라는 인식이 우리국민 모두에게 확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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