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옹기솥에 담긴 비밀의 원리는 현재의 압력밥솥을 탄생시켰다. 옹기솥은 주로 밥을 짓는데 사용하는 용기이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옛말도 밥맛의 비결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옹기솥에 뚜껑을 열면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자욱한 안개가 걷히면 하얗게 속살을 드러낸 밥이 보인다. 밥이 맛깔스러워 보이는 이유는 솥뚜껑의 무게와 바닥 두께에 담긴 비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솥은 뚜껑과 몸체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모습은 중앙에 보주형(寶珠形) 손잡이가 달려있고, 그 외곽에는 근개띠문을 둘러 장식미를 더하였다. 몸체는 넓적한 형태에 두툼한 턱이 둘러져 있고, 구연은 안쪽으로 오므라져 있으며 바닥 중앙은 볼록한 편이다.

솥의 뚜껑은 솥 전체 무게의 3분의 1에 달한다. 솥 내부는 1기압 이상의 압력을 필요로 할 때 쌀이 맛있게 잘 익는다. 뚜껑의 무게를 무겁게 제작하면 공기가 팽창됨과 동시에 물이 수증기로 변하지만 밖으로는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가 되고, 솥 안의 내부 압력은 올라가 밥맛을 좋게 낼 수 있다. 또, 재질의 특이성은 다공성(多孔性)이 많아 열을 서서히 상승시켜 주어 밥맛을 좋게 할 뿐 아니라 보온성을 가진다는 장점도 가진다.

▲ 근개띠문옹기솥

솥의 몸체는 바닥의 중앙부가 볼록하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부위별 두께가 얇아지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열전도율을 적용시킨 것으로 불에 가장 먼저 닿는 부분을 두껍게 하여 열이 입체적으로 잘 전달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옛사람들이 밥을 지어먹을 때조차도 그 맛을 감각으로 익히고, 과학적인 기물을 탄생시켜 우리에게 현대적인 산물을 창조시킬 수 있도록 삶의 지혜를 전수해 준 결과일 것이다.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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