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좁아져 걸을때는 통증 느끼지만
휴식 취하면 통증 사라지며 자각 못해
회전성 죽상경화반 절제술로 치료 가능

▲ 손창배 울산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회전성 죽상경화반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53세 주부 최모씨는 걸을 때마다 다리가 저리는 불편함을 느꼈다. 무리한 주말 등산이 원인이라 생각하고 집에서 푹 쉬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병원을 찾은 최씨는 ‘폐쇄성 하지동맥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죽상경화반 절제술’을 받았고, 현재 큰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휴식 취하면 증상 사라져 진단 늦어지는 경우 많아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하지동맥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고령,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의 위험인자를 통해 발생되는 동맥경화에 의한 것으로,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이 좁아지면서 발생되는 뇌졸중이나 협심증과 마찬가지로 하지혈관이 좁아지면서 나타나게 된다.

증상이 심한 환자나 급성으로 발생한 경우 빠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흔히 노화에 의한 관절통이나 척추질환에 의한 방사통으로 여김으로써 그 치료시기를 놓치고 하지 괴사가 발생해 절단 수술에 이르기도 한다.

손창배 울산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하지동맥질환 대부분은 절반(50~80%) 이상의 혈관이 좁아져야 증상이 나타나고, 보행이나 운동시에는 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나타나다가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양상이어서 환자 대부분이 본인의 질환을 뒤늦게 알게 된다. 또 하지저림 증상을 대부분 디스크나 척추질환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관심을 가지고 하지 동맥 폐쇄성 질환이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 동맥 폐쇄성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서서히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엉덩이·허벅지·종아리 부위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며, 휴식시에는 대부분 이러한 증상이 사라진다. 질병이 진행되면 피부가 차가워지고, 발에서 맥박이 만져지지 않으며,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괴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발이나 하지를 절단해야 한다. 하지 절단 등의 극단적인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회전성 죽상경화반 절제술’ 조명

폐쇄성 하지동맥질환의 치료법은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풍선확장술’이나 영구적으로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재형성시키는 ‘스텐트 삽입술’이 있으며, 최근에는 ‘회전성 죽상경화반 절제술’도 조명받고 있다.

손창배 울산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이 시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손 전문의는 “‘회전성 죽상경화반 절제술’은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널리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최근 새롭게 도입된 의료기술이다. 이 시술은 ‘제트스트림’이라는 장비를 이용해 딱딱하게 굳어서 석회화되고, 좁아진 혈관 내벽을 드릴처럼 깎아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법이다. 기존의 풍선확장술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스텐트를 영구적으로 삽입해야 하는 단점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존 하지 동맥 시술은 풍선으로 혈관을 확장하거나 스텐트를 영구적으로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치료했지만 병변이 오래돼 심한 석회화 상태로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혈관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성공한 회전성 죽상경화반 절제술은 질병의 원인인 죽상경화반을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법인 만큼 기존의 치료법과 함께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폐쇄성 동맥경화 질환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금연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해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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