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JTBC 보도된 것과 다른 것
삼성 지원 이메일 비롯해 靑 ‘말씀자료’ 수정본 담겨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언론에 보도된 태블릿 PC와는 다른 최씨의 새로운 태블릿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새로운 태블릿PC를 특검팀에 넘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최씨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였다.

이 태블릿에서는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지원과 관련된 이메일뿐 아니라 박 대통령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말씀자료’ 등 특검팀이 수사 중인 각종 의혹의 중요한 증거가 다수 발견됐다.

◇삼성지원 이메일 등 증거 발견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0일 브리핑에서 “특검은 지난주 특정 피의자의 변호인으로부터 태블릿 PC 한 대를 임의제출받아 압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제출받은 태블릿 PC는 JTBC가 보도한 것과 다른 것”이라며 “제출자는 최순실이 2015년 7월경부터 11월경까지 사용한 것이라고 특검에서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에서 확인한 결과, 태블릿 사용 이메일 계정, 사용자 이름 정보 및 연락처 등록정보 등을 고려할 때 위 태블릿 PC는 최순실 소유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앞서 최씨는 기존의 태블릿PC 출처 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결같이 “태블릿을 쓸 줄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추가로 확보된 태블릿PC가 최씨 소유란 점도 놀랍지만, 수사팀이 주목하는 것은 여기에 담긴 내용이다. 구체적인 이메일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그 내용에 따라 삼성의 최씨측 자금 지원이 최씨 및 청와대 주도로 이뤄졌고 삼성도 자금이 최씨 측에 흘러갈 것을 알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보는 “태블릿 PC에 저장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최순실의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 및 삼성으로부터의 지원금 수수 등과 관련한 다수의 이메일, 2015년 10월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말씀자료 중간 수정본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검이 최지성 삼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의 소환 조사 뒤 구속영장을 검토하는 것도 이 태블릿PC에서 담긴 이메일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등돌린 조카, 이모 치부 드러내

특검팀에 태블릿 PC를 제출한 것은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로 알려졌다. 장씨가 변호인과 상의를 거쳐 자발적으로 제출했다는 게 특검팀의 설명이다. 제출 날짜는 이달 5일이다. JTBC가 최초 보도한 태블릿PC 외에 또 다른 태블릿PC를 최씨가 가지고 있었음을 ‘등을 돌린’ 최씨 조카가 실토한 셈이다.

승마선수 출신인 장씨는 최씨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을 빌미로 이권을 챙기고자 기획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으로 실무를 맡았다. 최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후원금 유치작업을 함께했다.

‘석연치 않은’ 이들의 사업은 얼마 못 가 막을 내렸고, 대가는 혹독했다. 장씨는 이모인 최씨, 김 전 차관과 함께 삼성 측에 후원금을 강요하고 일부를 자신의 다른 법인 운영비 등에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구속돼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사업까지 함께하며 돈독하게 지낸 이모·조카 사이가 순식간에 갈라져 버린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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