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각료들의 부적절한 출장비 사용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수전 레이 보건장관이 지난 9일 자신의 출장비 사용 의혹과 관련해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장관직에서 잠정적으로 물러나 있기로 한 데 이어 주요 각료인 줄리 비숍 외교장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차기 총리감으로도 거론되는 비숍 장관은 지난해 1월 빅토리아주에서 열린 폴로 경기에 초대받아 가면서 “장관 공식 업무”를 이유로 항공료 등 모두 2716 호주달러(240만원)의 공금을 썼다고 호주 공영 A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당시 행사장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비숍 장관을 비롯해 모델과 사회 유명인사들, 토니 애벗 전 총리의 딸 프란시스 등의 모습이 보였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당시 비숍 장관은 항공료로 2177 호주달러(192만원), 차량비용으로 416 호주달러(37만원), 출장수당으로 123 호주달러(11만원)를 각각 청구했다.

비숍 장관 측은 ABC 방송으로부터 설명을 요구받자 “외교장관 겸 자유당 부대표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고 간단히 밝혔다.

호주 장관들은 공무와 관련된 여행 경비를 청구할 수 있지만, 공적인 생활과 사적인 생활의 엄격히 구분해 공적 업무를 사적인 목적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마티아스 코만 예산장관과 스티브 초보 통상장관, 데이비드 부시비 태즈메이니아 주상원의원도 2013년 호주풋볼리그(AFL) 결승전을 보러 가면서 항공료를 세금으로 썼다.

당시 이들은 후원사인 한 은행으로부터 입장권과 숙박을 제공받았다.

현재 정치인들에 대한 특별혜택을 감독하는 코만 장관은 당시 자신과 아내의 항공료로 3533 호주달러(312만원)를, 초보 장관과 부시비 주상원의원도 각각 1102 호주달러(97만원)와 863 호주달러(76만원)를 각각 청구했다.

이번 폭로는 레이 장관이 개인적인 여행에 납세자의 돈을 무분별하게 썼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각료들의 혜택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레이 장관은 2015년 아파트 구입차 골드코스트를 방문했을 때를 비롯해 다수의 개인적인 여행에 납세자의 돈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호주에서는 2015년 8월 브론윈 비숍 당시 하원의장이 소속당 모금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80㎞를 이동하면서 전세헬기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하는 등 정부 나 의회 고위급 인사들의 부적절한 출장비 사용 문제가 종종 불거지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