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1일 발간한 ‘2016 국방백서’에서 직무 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용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 국방백서’에 박 대통령 사진이 3장 수록되고, 박 대통령의 성과를 여러 차례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연합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6 국방백서’에 박 대통령 사진은 전혀 없다.

100여명이 등장하는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사진에 얼굴을 거의 알아볼 수 없는 박 대통령 모습이 포함된 게 전부다.

‘2014 백서’에는 박 대통령 사진이 △전방 순시 모습(49P) △회의 주재 모습(69P) △한미 정상회담 장면(107P) 등 3장 등장했다.

대신 이번 백서에는 박 대통령 자리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신한 모습이다.

황 권한대행 사진은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 방문(105P)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현장점검(229P) 등 2장이 등장한다.

모두 총리 자격으로 방문한 행사지만 이례적으로 국방백서에 수록됐다.

2014 백서에도 정홍원 당시 총리 사진이 부록에 한 장 실리기는 했지만, 대통령 대신 황 권한대행의 사진이 실린 것은 황 권한대행이 현재 ‘군 통수권자’임을 감안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사실상 사라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발간사에서부터 ‘2014 백서’에는 “박근혜 정부 출범 첫 2년 동안의 국방 성과를 수록했다”고 했지만, 이번엔 “지난 4년간의 국방 분야 주요 성과와 향후 정책추진 방향을 수록했다”고만 돼 있다.

국방외교 부문을 다룬 제5장 ‘한미동맹 발전 및 국방 교류협력의 외연 확대’를 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2014 백서’에서는 한미 군사교류, 한중 군사교류 등 주요국과의 군사외교에 있어 박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기술이 빠지지 않았지만, ‘2016 백서’에서는 모두 사라졌다.

가령 중국군 유해송환사업에 대해 ‘2014 백서’에서는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군 유해를 인도주의 차원에서 중국으로 송환할 것을 제의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2016 백서’에는 “2013년 6월 우리 정부가 제안한 중국군 유해 송환을 통해”라는 식으로 박 대통령 이름은 뺐다.

반드시 정상회담을 언급해야 할 경우에는 ‘2015년 인도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정상은…’이라는 식으로 박 대통령 이름은 제외하고 썼다.

이번 백서에서 박 대통령 이름이 등장하는 곳은 국가비전을 소개하는 단락에서 “박근혜 정부는 국민 행복과 국가발전이 선순환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국가비전으로 설정하고…(후략)”라고 돼 있는 부분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적으로 ‘2014 백서’에는 박근혜 대통령 이름이 모두 22번 등장하지만, ‘2016 백서’에서는 국가비전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2번 언급되는 데 그쳤다.

군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직무가 정지된 것이 편집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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