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일의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새해 들어 또다시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국은 최근 ‘외국 항공사의 항공편 정상 관리 규정’에 대한 진척 상황을 발표하면서, 고려항공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아 올해 1월 1일 이후에도 개선이 없으면 행정 처분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민항국은 지난해 12월 26일 현재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항공사 명단을 발표했는데 고려항공이 포함됐다.

민항국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항공편 정상 관리 규정’에 따라 모든 외국 항공사가 중국 국내의 고객 상담 전화와 이메일 주소를 홈페이지에 잘 띄는 곳에 게재해야 하며, 운항 조건과 기내 연착 시 긴급 조치 대비책 등을 중국어판 설명 자료로 만들거나 보완하도록 했다.

그러나 고려항공은 자사 중문판 홈페이지에 민항국이 요구한 사항 등을 게재하지 않아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선양(瀋陽)에서 여객기 화재로 긴급 착륙한 사고로 제재를 받았던 고려항공에, 이번 제재가 추가되면 올해 정상운영에 작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항공은 지난해 7월 22일 평양에서 출발해 베이징으로 향하다가 항공기 화재로 선양에 긴급 착륙한 바 있다.

사고 항공기의 기종은 1993년형 투폴레프 Tu-204 기종으로 당시 사고로 부상자는 없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사고의 책임을 물어 북한 고려항공의 운항 제한을 결정해 사고 여객기는 2주일 정도 운항을 중단해야 했다.

고려항공은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정기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고려항공은 영국 항공서비스 조사기관 스카이트랙스가 5년 연속 세계 최악의 항공사로 선정했을 정도로 안전도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해외 취항이 가능한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는 총 4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최근 결항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고려항공 여객기들이 최근 비수기를 맞아 2대에 1대꼴로 결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항공의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의 운항기록을 확인한 결과 해당 기간 예정됐던 28편 가운데 실제 운행된 항공편은 14편에 불과했다.

고려항공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최근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국외 노동력 운송 수단이라는 의혹을 받아 온 고려항공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독일 정부도 고려항공을 제재 대상에 포함한 미국 정부의 결정에 호응해 고려항공의 불법 행위 유무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 또한 지난달 고려항공 등을 금융 제재 대상으로 새로 추가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해 선양 사고와 대북 제재로 가뜩이나 위축된 고려항공이 새해 들어서도 대내외 여건을 볼 때 각종 제재를 피해 나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북 제재 여파 등으로 고려항공이 취항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뿐이다”고 말했다.

한국 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부산항공이 이미 관련 규정을 완비한 가운데 민항국은 지난달 26일 현재 진에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이 규정을 완비하지 못한 것으로 분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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