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기엔 세상이 미친 것 같은데 세상은 저더러 미쳤다고 하네요."  데뷔곡 〈새〉로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합가수 싸이(Psy·본명 박재상·24)는 "위선과 가식이 싫어서 일부러 싸이(싸이코의 줄임말)라는 예명을 지었다"고 말했다. "미친 세상"에서 예의범절을 갖추고 사는 것은 스스로를 속박하는 것이어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를 누리기 위해 스스로 "미친 놈"이 되기로 했다는 것이다.  "새됐어" "뒤통수 조심해라" 등 비속어를 거리낌없이 사용한 그의 데뷔곡 "새"는 다소 외설적이고 독특한 춤동작과 더불어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악동처럼 짓궂게 찡그린 표정, 파격적인 의상, 불룩하게 나온 배를 내밀고 추는 코믹한 율동이 "엽기"라는 유행어와 부합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관련 업체를 경영하는 부모 밑에서 유복하게 자란 그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지난 97년 버클리 음대로 옮겼다. 이 학교에서 프로페셔널 뮤직(팝음악 전문)을 2년간 공부한 그는 데뷔 음반을 발표하기 위해 휴학하고 작년에귀국했다.  그의 데뷔 앨범 수록곡들은 자유로운 성관념을 직설적인 어법으로 드러내는데다 속다르고 겉다른 기회주의적 인간들에 대한 매서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20곡의 수록곡 가운데 14곡이 방송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가사를 지을 때 일상생활에서 친구들과 나누는 구어체 말을 최대한 활용했다"면서 "현실감이 없는데다 추상적이고 허식에 찬 관습적인 가사쓰기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의 후속곡으로는 애절한 멜로디의 "끝"을 준비하고 있으며 6월께 라이브 무대를 가질 계획이다. <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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