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3.8시간 여가...7대 특광역시 중 1위지만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울산시민들이 여가 시간을 가장 많이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시민 한 사람당 평균 여가 시간이 오히려 줄었다. 문화융성(생활예술)과 건강증진(생활체육)을 도모하는 정책이 늘어났지만 대규모 퇴직과 경기불황 앞에서 서민의 삶은 갈수록 바빠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시민들이 가장 많이 한 여가생활은 여전히 ‘TV 시청’으로 나타나 쉬는 시간을 대부분 단조롭게 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3.8시간 여가
7대 특광역시 중 1위지만
2년 전 비해 약 50분 감소
비용도 월 1만6000원 ↓
TV시청 36% 여전히 최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12일 발표한 ‘2016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울산시민들은 하루 평균 3.8시간의 여가를 보낸다. 최하위는 서울로 2.7시간에 불과했다. 부산과 대구는 각각 3.6시간과 3.4시간으로 울산의 뒤를 이었다. 전국 평균은 3.1시간이다.

울산은 휴일 여가시간도 6.4시간으로 최상위를 차지했다. 쉬는 날 6시간 대 여가를 갖는 곳은 울산이 유일하다. 부자도시 젊은도시의 도시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도시는 모두 4~5시간 대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은 5.0시간이다.

 

하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여가 시간이 줄었다. 2014년 울산시민들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4.65시간이었다. 지금보다 약 50분의 여가 시간을 더 누렸다.

줄어든 시간 만큼 여가 생활을 위한 비용도 줄었다. 현재 울산시민들은 한 달 14만7000원의 비용을 여가 생활에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2년 전에는 그 보다 많은 16만3000원을 썼다. 전국 평균 여가 비용이 지난 2014년 13만원에서 2016년 13만6000원으로 6000원 상승한 것과는 대조된다. 경기불황과 고용불안을 겪으면서 도시민의 대다수인 근로자와 그 가족이 여가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시민들이 가장 많이 한 여가 생활은 2014년과 마찬가지로 ‘TV 시청’이었다. 2년 전 59.7%에 달하던 TV 시청은 2년 만에 35.7%로 줄었다. 그 대신 2, 3순위인 인터넷·SNS(19.7%)와 게임(7.1%) 비율이 대폭 늘어났다. 쉬는 시간을 소극적이고 단순하게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포츠 활동인 헬스(5.7%)와 배드민턴(2.5%), 산책걷기(3.4%)에 이어 요리(2.2%), 독서(2.1%), 음악감상(2%), 잡담통화하기(2%)가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 시민들은 활동적인 여가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다. 복수응답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 시민들은 여유로운 휴일에 스포츠경기(71.5%)와 영화(45.5%) 관람을 원했다. 친구만남·동호회(31.7%), 악기연주(23.2%), 산책(25.2%), 사진촬영(23.4%)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등산’ ‘자동차 드라이브’ ‘해외여행’ 등 2년 전 희망하는 여가활동에 포함돼 있던 항목들이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사라졌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인이 희망하는 여가는 평일 4시간, 휴일 6시간”이라며 “전국 대부분이 여기에 못미치고 울산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했다. 이어 또다른 통계 ‘2016 문화향수실태조사’를 예로 들며 “울산 시민의 문화예술 관람률이 70.3%에서 2년 만에 83.7%로 오른만큼 이를 반영한 여가 정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주기로 실시되는 ‘국민여가활동조사’는 지난해 9~10월 울산지역 426명(전국 1만602명)을 상대로 일대일 면접 조사로 이뤄졌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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