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재단 출연기업, 부탁 정황…LG 하현회, 구본상 선처 부탁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기업 중 일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총수들의 사면을 부탁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 국토비서관은 안 전 수석에게 “사면 관련 진행상황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김창근 SK 이노베이션 회장도 안 전 수석에게 “하늘 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후 김 회장은 “최 회장을 사면, 복권시켜 주신 은혜 잊지 않고 있다”는 문자를 다시 보냈다.

당시 SK 이모 팀장은 “C일보 수뇌부와 만났다. 최 회장이 조속히 나와 제 역할을 좀 해줘야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하며 그런 톤으로 사면 써주겠다고 했다. 대놓고 풀어주라고 해 주진 못해도…”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문자 메시지는 박 대통령이 2015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SK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실제 최 회장은 2015년 8월15일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받아 출소했다. 최 회장은 수백억원대 횡령 등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째 복역 중이었다.

하현회 LG 대표도 안 전 수석에게 “구본상(LIG 넥스원) 부회장이 4년형을 받고 95% 복역했다. 8·15 특별사면 대상 후보에 포함됐다. 모든 배상을 했고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검토해보고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결국 안종범이 국토비서관을 통해 사면 동향을 파악하고, 사면을 청탁하는 상황이 확인된 것”이라며 “청와대 핵심 권력으로서 사면뿐 아니라 대기업 현안 등에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면밀히 보여주는 문자”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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