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김기현식 행정개혁’으로 예산을 연간 100억원 절감하겠다고 16일 밝혔다. 다른 시·도가 하고 있지 않은 비효율적 재정운영 관행의 과감한 개선을 지향한다고 해서 ‘김기현식’이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울산시만의 독창성과 시장의 강력한 의지를 강조하여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은 높이 살 만하다.

‘김기현식 행정개혁’은 우선 6개 분야에서 진행된다. R&D연구, 용역사업, 청사 등 건축물 유지보수, 행정장비 효율화, 행사·축제 지원, 사무관리비 절감 등이다. 오랫동안 관행처럼 해오던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을 단 한푼이라도 아껴쓰려는 태도는 물론이고 이를 통해 업무 역량 강화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울산시는 자체적으로 오랫동안 토론을 거쳤고, 이미 일부에서는 실행을 통해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개혁 대상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문서 프린트에 있어서 흑백을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는 것이 돋보인다. 울산시는 연간 2000만장의 인쇄를 하고 있다. 컬러프린트를 사용할 경우 13억원의 비용이 든다. 이를 흑백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연간 7억~10억원으로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림과 사진 등이 들어 있어 반드시 컬러로 해야 하는 경우는 10% 내외라는 것이 울산시의 분석이다. 사소한 업무규칙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문서형식도 대폭 개선해서 분량 축소를 시도한다면 업무효율성 재고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업무를 기안하면 그다지 실효성도 없는 목적과 취지를 쓰는데만 수시간씩 허비하는 것이 우리 행정의 현실이 아니던가.

그동안 양적확장에 주력하면서 옥석을 가리지 않았던 R&D 분야에서도 실적이 저조하면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청사 등 건축물의 유지보수도 중장기계획을 수립, 개보수이력관리제를 도입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겠다고 한다. 행정장비도 무조건 고가·최신을 들여놓기 보다는 활용도에 따라 차등화해 경비를 아끼겠다는 것이다. 자체 용역을 하겠다거나, 축제와 행사지원도 평가를 통해 일몰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공무원 특유’의 비효율성이 ‘김기현식 행정개혁’을 통해 얼마나 바뀔지 기대가 모아진다. 올 연말에는 ‘100억원 절감’의 목표를 달성해서 ‘김기현식 행정개혁’이 전국 자치단체에 전파될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