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우 문화예술진흥연구소 대표

울산 동구는 선사시대로부터 이어오는 선박문화스토리와 근현대를 풍미했던 천재동, 정주영 두 거장의 인문학적 접근과 호국역사의 융합콘텐츠를 잘 활용하면, 해양산업 관광도시로서의 독보적인 플랫폼이 형성된다. 인간문화재 증곡 천재동(1915~2007)은 근대문화예술의 선각자로 교육가이자 연극, 미술, 토우, 탈, 민속예술의 대가였으며, 아산 정주영(1915~2007)은 현대창업가이자 질곡의 현대사를 펼친 위인으로 울산의 중요한 문화콘텐츠다.

방어진철공소 소극장터는 동시대를 풍미했던 천재동의 아동극 ‘박제인간’과 한국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연극 ‘남매의 비극’을 무대 올린 청년 연극 운동의 메카였으며, 그의 예술혼을 담을 생가터 복원과 기념관의 조성으로 이를 보존 전승해야 한다.

방어진철공소터는 근대 조선의 거점이자 반구대 암각화 고래잡이배의 역사성과 부합되기도 한다. 이곳에 천재동기념관과 더불어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폐선박으로 육해상 문화시설로 정주영기념관과 조선사박물관을 조성한다면 정체성이 확보된 조선테마파크형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방어진 구 방파제와 슬도방파제를 축제기간 연결다리를 가설하면, 천혜의 해양 인프라와 어시장, 상진항, 어촌과 소리체험관 등이 이어져 순환형 관광벨트가 돼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다. 방어진철공소터에서 조선해양축제가 펼쳐지고, 방어진의 빈 원룸을 게스트 하우스화한다면 체류형 관광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다와 강의 관문에 위치한 화정산 천내봉수대는 국궁장을 연계해 복원할 필요가 있다. 선사시대 고래잡이에도 활을 쏘았고, 이 땅을 수호하기 위한 호국의 무예로서 관련이 깊다하겠다. 천내봉수대 및 남목봉수대에서 전통 봉수의식을 재현하며, 울산대교 전망대와 천년고찰 월봉사와 일직선상에 놓인 대왕암과 한축으로 엮는다면 호국순례형 역사테마 관광코스가 된다. 동구에 들어설 문화시설은 소공연장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대공연장이 바람직 할 것이다. 울산의 대공연장은 아직 울산문화예술회관(1484석) 한 곳 뿐이다. 클래식과 뮤지컬 등의 공연물을 제대로 담아내, 다가올 해오름동맹의 중추적인 해양문화 거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기우 문화예술진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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