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 받은 작가 루이...가족과 머문 3시간 담은 내용
칸영화제 대상작…18일 개봉

▲ 12년 만에 자기 죽음을 알리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주인공이 집에서 가족들과 머문 3시간을 그린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의 한 장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유명 작가 루이. 20대 초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훌쩍 떠난 그는 12년 만에 자기 죽음을 알리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다.

오랜만에 찾아온 둘째 아들을 위해 정성스러운 음식을 준비한 엄마,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오빠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한껏 치장한 여동생, 그리고 퉁명스러운 형과 루이를 처음 본 형수.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시끌벅적한 인사를 나눈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 가족들은 이내 루이에게 섭섭한 마음을 드러낸다.

‘단지 세상의 끝’은 루이가 집에서 가족들과 머문 3시간을 그린 영화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12년의 공백을 메우기에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은 너무 짧다.

형은 이유 없이 동생에게 화를 내고, 여동생도 오빠에게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그들은 루이가 자신들을 “필요 없는 존재로 여긴다”고 오해한다. 루이를 처음 본 형수만이 비교적 차분하게 가족 간의 대화를 지켜본다.

영화는 루이에 대해 애증이 교차하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이란 기억을 공유하고, 그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내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족들은 모진 말로 루이를 힘들게 하면서도 그가 왜 돌아왔는지 차마 묻지 못한다.

영화는 고향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무대로 등장인물 다섯 명의 대화로 전개돼 한 편의 연극처럼 느껴진다. 엄마와 아들, 형과 동생, 오빠와 여동생 간의 오해와 이해, 미움과 분노, 원망, 그리고 사랑 등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았다.

영화는 프랑스의 동명 희곡을 자비에 돌란 감독이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난해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1월18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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