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미국까지 가서 설득 시켜...전체 구단 절반 선수출신 단장
프런트 중심 야구로 시대 변화

▲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염경엽(49·사진)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을 차기 단장으로 선임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염경엽(49·사진)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을 차기 단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5개 구단을 ‘선수 출신 단장’이 이끌게 됐다.

SK는 지난해 연말 사임한 민경삼 전 단장의 후임으로 염 전 넥센 감독을 선임했다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SK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단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며 “신임 단장은 야구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고 SK의 육성 시스템을 완성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에 적임자를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본프로야구 사령탑 출신인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이 한국 프로야구에 연착륙하려면 단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주요 고려 사항이었다.

SK는 염 전 감독을 최적의 인물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영입에 착수했다.

SK는 지난해 12월 염 전 감독을 처음 만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을 시도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고사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염 전 감독이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초청코치’로 최종 확정돼 현지에서 거주할 집을 구하기 위해 최근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류준열 SK 대표이사 역시 태평양을 건넜다.

결국, 류 대표가 미국에서 설득에 성공해 최종 수락 의사를 받아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한 염 신임 단장은 이후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1년 초 은퇴할 때까지 통산 타율 0.195의 성적을 거뒀다.

선수로서는 빛을 보지 못한 염 신임 단장은 이후 현대 운영팀 과장·수비코치, LG 트윈스 운영팀장 등을 거쳐 2012년 넥센 주루코치로 입단하며 히어로즈 구단과 인연을 맺었다.

그해 김시진 감독이 시즌 도중 경질됐고, 염 감독은 뒤를 이어 2013년부터 넥센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첫해 넥센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염 감독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성공,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탈락 직후 돌연 자진사퇴 의사를 밝혀 향후 행보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에는 SK 차기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설이 많았지만, 결국 단장으로 SK에 합류했다.

한편, 염 신임 단장 선임으로 선수 출신 단장이 또 한 명 늘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5개 구단을 ‘선수 출신 단장’이 이끌게 된 것이다.

SK와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가 해당 구단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조금씩 프런트가 장기 계획을 세우고 팀을 이끄는 단장 중심 야구로 흘러간다.

상당한 권한을 지녔던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기 운영만 하는 ‘필드 매니저’로 역할이 축소되면 파열음이 날 수 있다.

이럴 때 현장을 경험한 야구인 출신 단장은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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