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듯한 얼굴과 인간에게 친밀한 행동으로 일명 ‘웃는 돌고래’라는 별칭이 붙은 희귀종 이라와디 돌고래가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이어 미얀마에서도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18일 보도했다.

미얀마 관리들과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에 따르면 강물 오염과 불법 포획 등으로 지난해 3마리의 이라와디 돌고래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따라 현재 미얀마에 남은 이라와디 돌고래 개체 수는 대략 62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미얀마 만달레이주 수산국 부책임자인 조 카는 “지난해 죽은 돌고래 수가 역대 최대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상류지역인 카친주(州) 광산에서 흘러나온 오염수, 인근 농지에서 사용되는 화학비료 그리고 손쉬운 돈벌이를 위해 전기 충격기까지 동원하는 일부 불법 포획자들이 돌고래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최근에는 자동차용 배터리와 고전압 변압기에 전문적인 어구까지 갖춘 불법 포획자들까지 판을 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가난한 미얀마 시골 주민에게 이라와디 돌고래는 마리당 20만차트(약 20만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소박한 로또’인 셈이다.

현지 주민인 테인 산 민씨는 “그런 고전압 전기충격기는 거대한 물소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와디 돌고래는 고래목 강거두고래과에 속하는 민물 돌고래로 인도차이나와 벵골만, 호주 북부 지역에서 주로 발견됐다.

그러나 동남아의 젖줄인 메콩 강 유역 개발이 가속화하고 상류지역 오염이 심해지면서 개체 수는 급격하게 줄었다.

WWF는 지난해 10월 인근 캄보디아에서 이라와디 돌고래가 ‘기능상 멸종’(Functional extinction)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기능상 멸종’이란 개체 수 감소로 생태계에서 기능이 없어지거나, 자연상태에서 종의 지속적인 유지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의미다.

과거 이 고래는 어부들에게 고기를 몰아다 줄 만큼 인간과 친근하게 지냈지만, 이제는 개체 수 감소로 돌고래를 목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남아있는 돌고래들도 불법 포획자들의 전기 충격기 공포 때문에 인간의 접근을 꺼린다고 주민들은 하소연한다.

테인 산 민씨는 “과거 돌고래들은 우리가 부르면 언제든 다가왔었지만, 이제는 가까이 오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먼 발치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