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東芝)가 냉장고 등 백색가전 사업을 중국 가전업체에 내준 데 이어 핵심인 반도체사업 분사와 외국자본 유치를 검토하는 등 굴욕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수조원 대의 거액 손실이 예상되는 도시바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나 투자펀드로부터 출자를 받는 교섭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도시바는 주 수익원인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사업의 분사를 검토 중이다.

분사와 동시에 이 신설회사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세계최대 기업인 WD 등에서 출자를 받겠다는 것이다.

분사 시기는 올해 전반기로 알려졌으나 3월 이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도시바는 부실한 재무 우려를 불식하고 반도체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독점금지법 문제도 있기 때문에 최종적인 출자자가 어디가 될지는 아직은 불투명하지만 출자 비율은 20% 정도로 전해지고 있으며, 출자액은 2000억∼3000억엔(약 3조1430억원)이 유력하다.

플래시메모리 거점인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은 도시바와 WD가 공동운영 중이다.

새 회사에는 도시바가 과반을 출자, 계열관계를 유지하며 WD와 공동으로 플래시메모리 사업을 한다.

장래에는 신규 기업공개(IPO)도 검토한다. 분사에 의해 주식을 매각하면 단기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연간 수천억엔에 달하는 설비투자나 연구개발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하기 쉬워진다.

플래시메모리를 축으로 한 성장전략을 짜기도 쉽고 도시바 본체의 자본증강 연결도 노린다.

도시바의 HDD를 포함하는 반도체사업은 2015년도 매출이 1조5759억엔으로, 메모리가 반 이상을 차지했다.

도시바는 2월 중순으로 예정하는 2016년 4~12월 결산발표를 위해 미국 원자력사업의 감손손실(고정자산에서 발생한 회계상의 손실)액이나 추가 구조조정 방안 확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도시바가 안방을 스스로 남에게 내주는 것과 같은 반도체사업 분사는 구조조정 방안 가운데 핵심으로 거래은행단으로부터 융자를 계속 받아보겠다는 고육지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도시바는 3월말 자본이 3200억엔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1000억~5000억엔으로 추정한 미 원전사업 손실이 최악이 되면 부채가 자산을 웃도는 채무초과 우려가 있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할 처지다.

도시바는 반도체 분야 분사화 보도에 대해 “분사화 검토가 진행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실은 없다. 결정되게 되면 신속하게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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