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2011년 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로 77명을 살해한 희대의 극우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7)가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여전히 신나치주의의 ‘총통’이 되고 싶어 한다고 법무장관이 증언했다.

브레이비크는 간수들과 매일 주사위 게임을 하는 등 방 세 칸짜리 감방에서 아늑한 수감생활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나 공분을 사고 있다.

프레드리크 세제르스테드 노르웨이 법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항소법원에서 “그의 수감조건은 다른 수감자들보다 좋아서 여러 면에서 VIP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감방생활이 “아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비크는 비디오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와 각종 운동기구, 책과 신문 등이 갖춰진 세 칸짜리 감방에서 생활해왔다. 감방에는 외부의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는 창문도 있다고 한다.

그는 또한 교도관들과 주사위 게임을 하고 수시로 목사와 변호사와 면담을 하고 있으며, 독방 생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원격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보장받고 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교도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브레이비크의 주장에 대해 법무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독방에 그를 격리하기는 했지만, 브레이비크가 매우 아늑한 시설에서 인권침해 없이 지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세제르스테드 장관은 “다른 어떤 수감자도 하루에 두 시간이나 간수들과 게임을 하고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브레이비크가 ‘비인간적 수감 생활로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하자 노르웨이 정부가 판결에 불복, 항소하면서 열렸다.

신나치주의자를 자처한 브레이비크는 2011년 7월 오슬로 정부청사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노동당이 개최한 청소년 여름캠프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을 살해한 죄로 법정 최고형인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징역형은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

노르웨이 당국은 브레이비크가 자신의 죄를 참회하지 않고 여전히 극우이념을 신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제르스테드 장관은 법정에서 “그는 자신을 1930년대 수감생활을 한 젊은 히틀러로 여기고, 언젠가 교도소를 나가 ’총통‘이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점잖은 외양과 달리 그는 10대들을 총으로 쏴 죽이고 쓰러져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머리에 총알을 박은 그 인물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편지 검열 등 외부와의 교류를 철저히 통제하는 것에 대해선 극우 네트워크를 구축해 추가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브레이비크는 지난 10일 법정에 걸어들어오면서 나치식 경례를 하는 등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는 모습을 연출, 희생자 유족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항소심의 심리는 18일(현지시간)까지 이어지며 판결은 다음 달 내려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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