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알면 약초 모르면 잡초, 사위질빵
한방에서 근골통증·신경통·편두통·중풍 등 치료에 쓰여
줄기와 뿌리 주로 가을에 채취…독성도 약간 들어 있어

▲ 사위질빵은 햇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나 계곡과 하천변 풀숲, 경작지 언저리 등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7~9월 개화기에는 화려한 꽃을 피운다.

사위질빵. 이름만으로도 특이한 식물이다. 보통 사람들은 얼핏 들으면 식물명으로 느끼기 보다 이명이나 사투리로 해석한다. 하지만 이 식물의 정확한 명칭은 ‘사위질빵’이 맞다.

사위란 ‘백년손님’으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딸의 남편을 말한다. 질빵이란 물건을 등에 지고 나르기 위해 어깨에 걸치는 끈을 일컫는다. 이 정도 되면, 대충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예전에 사위를 지극히 사랑하는 장모가 있었다. 이 장모는 머슴에게는 칡넝쿨로 지게 멜빵을 만들어 주고 사위에게는 잘 끊어지는 줄기로 지게 멜빵을 만들어 줬다. 사위가 짐을 조금만 지도록 배려한 것으로 장모의 사위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사위질빵이라는 이름 속에는 이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있다.

사위질빵은 쉽게 끊어지는 덩굴성 목본으로 이름만 재미있는 게 아니라 꽃도 눈부시고 약재로써의 효능도 탁월하다. 사위질빵은 전국의 산과 들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으며 햇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나 계곡과 하천변 풀숲, 경작지 언저리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줄기와 뿌리를 위령선(威靈仙) 이라는 약명으로 사용해 왔는데 약성이 강하다고 위(威), 약효가 탁월함에 영선(靈仙)이라 한다. 줄기와 뿌리는 주로 가을에 채취하긴 하지만 사계절 내내 채취할 수도 있다. 어린순은 데친 후 우려내고 나물이나 묵나물로 먹으며, 줄기는 지저분한 겉껍질을 대충 벗겨낸 뒤 잘게 잘라 햇볕에 말려 사용한다.

사위질빵은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 활엽 목본성 덩굴로 약간의 독성이 있다. 꽃은 7~9월에 흰색으로 피고 열매는 10~11월에 익는다. 줄기의 특성상 다른 나무를 감으며 자란다. 사위질빵은 엄밀히 말해 나무는 아니다. 굵은 줄기가 목질화 돼 여러 해를 살고 겨울에도 지상부 굵은 줄기가 살아있기 때문에 나무의 성질을 가질 뿐이다.

흔하디흔해서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지만 약효는 매우 좋다. 한방에선 근골통증, 신경통, 편두통, 안면신경마비, 중풍, 간질, 경련, 근육마비, 어혈제거, 신장염으로 인한 부종, 대장염, 이질 설사 등에 효험이 있다.

‘식(食)은 약(藥)이요 약(藥)은 식(食)이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 사위질빵 줄기는 다른 나무를 감으며 자란다. 여러 해를 살고 겨울에도 지상부 굵은 줄기가 살아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나무가 아니지만 나무의 성질을 갖고 있다.

생활 속 다양한 약초 활용법

#약술 담그는 방법

완전히 말린 약재(사위질빵)를 용기의 절반 이내로 채우고, 20℃ 전후의 바탕술(발효주를 증류할 때, 증류하기 전의 술을 나타내는 말)을 부은 다음 백설탕을 넣는다. 밀봉한 지 약 5개월 후 약재를 걸러낸 뒤 다시 5개월 이상 2차 숙성을 시킨다. 그렇게 완성된 약술을 조석으로 식후 한 잔씩 복용한다.

#달여 먹는 방법

완전히 말린 약재 80g에 물 2ℓ를 붓는다. 그 물이 약 30% 줄어들 때까지 은은히 달인 뒤 불을 끈다. 미지근하게 식혀서 한 컵씩 복용한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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