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강은경 작가...긍정·희망적 스토리 담아
높은 시청률 30%로 종영

▲ “김사부 같은 사람이 없어서 이 드라마를 쓴 게 아니라, 김사부 같은 분들이 아직 있기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희망이 있고 살만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김사부 같은 사람이 없어서 이 드라마를 쓴 게 아니라, 김사부 같은 분들이 아직 있기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희망이 있고 살만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끝낸 강은경(사진)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러했다.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는 늘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며 낭만적이다. 그는 “김사부 같은 사람이 없다”고 개탄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주변에 김사부 같은 분들이 많더라”고 강조했다.

삭풍이 몰아치는 이 겨울, 우리의 가슴에 낭만의 불씨를 댕긴 강은경 작가를 지난 17일 동부이촌동에서 만났다.

-시청률 가뭄 시대에 30% 육박하는 성과를 냈다.

“모두가 다 연출과 스태프, 배우 덕분이다. 드라마는 절대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하는 공동작업인데, 하나라도 삐끗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모든 면에서 조화로웠다. 다 덕분이다. 모두에게 감사한다.”

-천재이면서 부와 명예를 좇지 않고, 환자에만 헌신하는 김사부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김사부 같은 분들이 많다. 그런 분이 있기에 이 지경이 돼서도 우리나라가 망가지지 않고 이 정도는 유지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한석규 씨가 촬영하면서 병원에서 만난 간호사들에게 ‘어떤 의사가 가장 존경스러우냐’고 물었다. ‘까칠해도 환자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이 제일 좋다’고 했다더라. 딱 김사부 아닌가. 내가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취재했던 의사들도 딱 그런 분이다.

-시청자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울분과 패러디가 드라마에 반영됐다고 해석하며 열광했다.

“전혀 아니었다. 정말 아니다.(웃음) 그런데 우연히 그렇게 됐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영광의 재인’(2011) 전에 준비한 작품인데 지금에야 하게 됐다. 내가 이 시대 뭔가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의학드라마가 워낙 많으니 좀 다르게 써보려고 했을 뿐이다. 뻔하지 않게 쓰려고 노력하다보니 낭만과 사람다움을 강조하게 됐고, 마침 PD도 이런 이야기를 좋아해서 맞아떨어졌다. 몸만 아픈 게 아니다. 우리는 지금 마음과 정신이 아픈 거 아닌가. 1회에서 ‘불의의 시대, 불평등의 시대, 불만과 불신으로 가득한 시대’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는데 편집하면서 우리끼리 웃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이전에 이미 써놓은 대본인데 마치 지금을 겨냥해 쓴 것처럼 보인 것이다.”

-강 작가가 생각하는 낭만은 뭔가.

“고루하게 대답하자면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낭만 아니겠나. 내가 끝까지 사람이길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게 멈추는 순간 우리의 낭만도 끝이지 않을까. 이 시대를 아파하는 사람들, 촛불시위도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욕만 하고 정작 광장으로는 안 나갈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촛불을 들고 너도나도 나갔다. 그 자체가 낭만이라고 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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