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치부장

야누스(Janus)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문(門)의 신(神)이다. 2개의 방 사이에 있는 문은 어느 쪽에서 여느냐에 따라 앞뒤가 바뀐다. 그래서 야누스는 2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1월이라는 뜻의 January는 야누스에서 나왔다. January는 지난 해와 새해를 드나드는 문인 셈이다.

그런데 원래 January는 1월이 아니라 11월이었다. 고대 로마달력은 1년을 열 달로 나누고 달마다 자신들의 신이나 상징적인 이름을 붙였다. 당시 1월은 March(지금의 3월, 전쟁의 신)였다. 다음으로 2월은 April(꽃피는 계절이라는 의미), 3월은 May(명예의 신), 4월은 June(여신 유노)…7월은 September(7을 뜻하는 라틴어), 8월은 October(8을 뜻하는 라틴어), 9월은 November(9를 뜻하는 라틴어), 10월은 December(10을 뜻하는 라틴어)였다. 농한기였던 나머지 두 달은 이름조차 없었다. 그러다 BC 8세기에 와서야 누마 폼필리우스 왕이 11월과 12월에 January와 February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런데 BC 46년 율리우스(Julius) 카이사르는 새 달력을 만들면서 11월1일을 1월1일로 바꿔버린다. 집정관에 하루라도 빨리 취임하기 위해서다. 또 자신이 태어난 7월의 명칭을 자기 이름으로 바꿔 July로 했고, 그 뒤에 집권한 아우구스투스도 8월을 자기 이름으로 바꿔 August라고 명명했다. 한마디로 ‘달력농단’인 셈이다. 그런데 그 명칭들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octopus는 문어 다리가 8개여서 붙여진 이름인데 2000년 동안 October를 10월로 인식하다 보니 문어의 다리가 10개인 걸로 착각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야누스의 계절 1월, 두얼굴의 정치인들이 유난히 바쁘다. 이재명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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