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까지 울산 동구 방어진항에 600억원이 투입된다. 동구는 방어진항이용고도화를 통한 수산 경제 활성화, 도시재생을 통한 주민들의 생활여건 향상, 국제디자인거리 조성과 문화콘텐츠 연계사업을 통한 관광자원 확보 등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나섰다. 제각각 국비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하나로 엮어내면 관광자원이라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들어 외지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대왕암공원과 더불어 울산의 대표적 체류형 관광상품이 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 수십년간 사실상 ‘현대시’로 살아왔던 동구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1973년 세계적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면서 동구 주민들은 산업과 경제는 물론이고 생활과 문화도 현대중공업에 의존해왔다. 조선업이 지속성장했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을 찾을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한계는 예고돼 있었다.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 다양성 부족으로 인한 결핍감과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래들어 조선업의 침체로 인해 경제적 위기감도 팽배해지면서 먹거리 발굴도 필요해졌다. 최근 동구가 집중하고 있는 ‘관광 동구’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

때마침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의 개통으로 ‘울산 속의 섬’과 같았던 정서적 거리감도 사라졌다. 실지로 고속도로에서 30여분 거리로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 대왕암공원이 정비되면서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라는 매력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개장한 오토캠핑장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완공을 목전에 둔 어린이테마파크가 개관하면 젊은층의 관심이 더 커질 전망이다.

때문에 방어진항에 대한 다양한 투자는 시의적절하다고 하겠다. 대왕암공원이 아름답긴 하지만 며칠간 머무를 만큼 볼거리가 충분치는 않다는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관광수요를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과 어항기능을 되살리고 새로운 디자인의 건축물을 만들면 관광객들에게 바닷가 주민들의 삶과 방어진 역사를 들여다보게 하는 또다른 매력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많은 예산을 들이는 방어진항 이용 고도화, 도시재생, 국제건축디자인거리 조성 등이 독창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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