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초엔저 덕분에 위기국면을 간신히 넘겼던 일본 조선업체들이 더욱 심해진 조선업 불황으로 ‘2019년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2016년 수출용 선박 계약이 전년 대비 80% 이상 줄어들어 24년 만의 최저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주 가뭄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2년 정도 작업할 잔여 물량을 소화하고 나면 2019년에 독이 비어버리게 되는 조선소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황을 몇 번이나 극복해 온 조선대국 일본이 다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선박수출조합이 18일 발표한 지난해 수출선박 계약 실적은 총톤수 기준으로 전년보다 83.3% 줄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척수 기준 수주량은 8척에 그쳐 전년 같은 달의 63척에서 대폭 줄었다.

당장의 분위기는 상승세인 곳도 있다.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구레사업소(히로시마현 구레시)에서는 화물컨테이너 1만4000개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건조가 진행되고 있다.

JMU는 2014년 니혼유센(日本郵船)에서 15척을 수주했다.

이 사업소 측은 “(현재로서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바쁜 조선소일 것”이라고 호황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조선업계는 세계 동시불황과 함께 초엔고가 몰아친 영향으로 2011~12년에 수주가 격감하며, 2014년에는 건조할 배가 없어질 것이라는 ‘2014년 위기’에 직면했었다.

그런데 아베 신조 총리가 재취임한 뒤인 2013년부터 급격한 엔화가치 하락의 순풍에 더해 2016년 시작된 선박 환경규제 시행 전의 특수 수요도 겹쳐 2014년 위기는 피할 수 있었다.

잔치는 잠시였고 다시 해운침체가 찾아왔다.

가와사키중공업과 스미토모중기계공업은 2016년 4~9월 수주가 단 한 건도 없었다. 2년 뒤 건조할 배가 없어지는 ‘2019년 위기’가 임박했다.

각 회사가 기대하는 것은 2020년 강화되는 선박에 대한 새로운 환경규제다.

유황산화물(SOx) 등의 배출가스 억제를 의무화하게 되면 환경분야에 강한 일본 조선업에 유리해진다고 본다.

일본조선공업회 무라야마 시게루 회장(가와사키중공업 회장)은 “규제를 강화하기 1~2년 전인 2018년께부터 일본 조선업 경기가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회복을 노려 환경기술도 더욱 개발한다.

JMU가 구레사업소에서 건조중인 컨테이너선은 컨테이너 1개당 필요한 마력이 타사의 선박보다 15%나 적을 정도로 효율을 높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선박 건조능력은 과잉 상태다.

SMBC프렌드조사센터 기타니 도루 주임연구원은 “일·중·한의 건조능력으로 볼 때 수요가 조금 회복한다고 해도 가격회복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해운업계도 수요공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아 운임이 저조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 선박을 발주하는 기업은 극히 제한된 상태다.

2014년 위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2013년 IHI나 JFE홀딩스의 조선부문이 통합해 JMU가 탄생하는 등 일본 조선사업 재편이 이뤄졌다.

그런데 일본에는 종합중공업이나 전업을 포함한 조선업체는 여전히 많다.

따라서 올해는 2019년 위기를 피하기 위해 각 회사의 기술·영업력이 시험대에 서는 한 해가 될 듯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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