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말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동원을 독려하던 수단으로 사용된 군국가요가 뒤늦게 CD로 복각됐다.

19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이 연구소와 옛가요사랑모임 유정천리는 ‘군국가요 40선-일장기 그려 놓고 성수만세聖壽萬歲 부르고-’를 공동으로 제작해 출시했다.

군국가요를 모은 CD가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들 단체는 6개월에 걸쳐 수집한 음반의 가사를 채록하고 음질을 보정하는 등 작업을 거쳤다고 전했다.

전쟁 미화, 천황 예찬, 징병·징용·총후(후방)지원 독려, 내선일체 선전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군국가요는 일본에서는 1931년 만주사변때부터, 조선에서는 1937년 중일전쟁 이후부터 만들어졌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뒤인 1942~1943년 일제가 전쟁동원에 광분하던 2년간 제작이 집중됐다.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오른 조명암, 김억, 김해송, 손목인, 남인수, 박시춘, 백년설, 반야월 등이 작사, 작곡, 노래에 참여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해방 70년이 지나서야 군국가요의 실체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음반을 내놓게 됐다”며 “노래로 일제에 부역한 과오를 진심으로 사죄한 이가 단 한 사람도 없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고 발매 취지를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유정천리는 미수록된 군국가요들에 대해서도 추가 복원 작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CD는 연구소에서 판매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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