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송금한 돈도 ‘빌려준 것’ 주장

김형준(47·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해온 이른바 ‘스폰서’ 친구 김모씨가 법정에서 “현금을 준 적이 없다”며 진술을 뒤집었다.

김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장검사와 자신에 대한 공판의 피고인 신문에서 “내가 위증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김 전 부장검사가 김씨로 부터 총 5800여만원의 금품 또는 향응 접대를 받았다고 보는데, 이 가운데 현금으로 전달된 1900만원에 관해 범행 일체를 부인한 것이다.

김씨는 현금 전달은 물론 계좌로 송금한 부분도 ‘빌려준 것’이라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곽씨의 생활비 명목으로 김 전 부장검사 지인의 아내 계좌에 1000만원을 송금한 것에 대해 “언제든지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돈을 보낼 당시에는 안 받아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향응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 부장검사와 술집에 간 것이 여러 차례이고,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김 전 부장검사와) 같이 술집에 간 날짜를 기억하고 진술한 게 아니라 복구된 카카오톡 메시지나 문자를 보고 날짜를 기억해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나는 형준이(김 전 부장검사)를 친구라고 생각했을 뿐이지 검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부정한 청탁을 할 뜻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씨의 주장은 앞선 재판에서 밝힌 입장과 대비된다. 그는 혐의를 2회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지난 17년 동안 형준이가 밤 11시나 12시, 새벽 1시든 와서 결제해달라고 하면 다 해줬다”며 “형준이가 잘 챙겨주는 바라는 마음이 굉장히 컸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김씨로부터 금품과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구속기소 됐다. 법무부는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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