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수주절벽 심화 탓

최길선 회장 군산시청 찾아

불가피한 사정 직접 설명

▲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조업 중단과 관련해 최길선 현대중공업(맨 오른쪽) 회장과 송하진(맨 왼쪽) 전북도지사가 지난 20일 오후 전북 군산시청에서 냉랭한 표정으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오는 6월 7년여만에 가동 중단된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지난 20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 문동신 군산시장,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과 만나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 물량이 15% 정도로 줄어 일을 못 할 처지”라며 “조선업 일감 수주의 어려움과 회사 위기 극복을 위해 군산조선소의 가동을 오는 6월 이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위기 돌파를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다만 (군산조선소의) 폐쇄는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군산조선소 근무인력은 한때 6000명까지 늘었지만 현재는 3800여명 수준이다. 오는 6월 이후에는 시설 관리유지를 위한 최소 인력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5월 착공한 군산조선소는 180만㎡부지에 길이 700m, 폭 115m 규모의 도크와 1600t급 크레인, 길이 690m의 안벽 등을 갖췄으며 착공 당시 고용인력이 협력업체 포함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돼 군산 지역경제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후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금융위기를 겪으며 글로벌 조선시장도 경기침체를 지속했고 이에 따라 군산조선소의 일감도 줄어들었다.

울산조선소를 비롯해 전남 영암에 위치한 현대삼호중공업 수주영업을 같이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수주잔량이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 울산조선소 도크 1기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수주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도크 가동중단도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주력조선소인 울산조선소도 일감부족으로 도크를 줄이는 상황에서 군산조선소 일감까지 챙기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면담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가동 중단을 막아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최 회장은 “내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