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최연소 서기관’ 송연주 관광진흥과장

▲ 울산시 최연소 서기관인 송연주(33) 관광진흥과장이 2017 울산방문의 해 포스트 앞에서 ‘Welcome to Ulsan’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규동기자

“최근 정치불안, 경기침체로 울산도 힘들지만, 걸음마를 뗀 관광산업은 그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젊음의 에너지와 긍정의 힘으로 울산이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지난 1월1일자로 역대 울산시 최연소 서기관(4급)으로 승진임명된 송연주(33) 관광진흥과장을 20일 만났다. ‘도전하며 즐겁게 긍정적으로 일하자’가 삶의 신조라는 그는 참 유쾌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눈빛과 쾌활한 말투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2015~2016 예산담당관실 재직때
국비 최고기록갱신이 승진 한몫
기재부 첩보활동 등 일화로 유명
올해부터 울산관광진흥과 수장
‘울산방문의 해’ 성공 정착 목표
“강동권 해양도시 조성 등 주력”

송 과장은 2008년 24세에 행정고시 관문을 뚫었다. 중앙부처에서 연수를 마친후 그는 ‘중앙’이냐 ‘지방행정’이냐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중앙은 대한민국이란 큰 틀이, 지방행정은 주민 삶과 직결된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그는 과감히 지방행을, 고민끝에 울산을 택했다. 이미 발전해 정체된 도시보단 발전 가능성이 높은 울산이 그의 인생모토와 맞았기 때문이다.

◇기재부 ‘철통문’까지 연 열정

그가 지난해말 당시 32세의 나이에 울산시 최연소 서기관에 승진임명된 배경은 정부로부터 울산지역의 국가예산을 따오는 일이 중요한 업무였던 울산시 예산담당관실 재직당시에 거둔 괄목할만한 성과가 첫 손에 꼽힌다.

동료공무원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사건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2년간 사무관으로 근무할 때 확인됐다.

김기현 시장의 진두지휘 아래 동료들과 전략적인 역할분담은 물론 남성과 같은 호탕한 성격에 여성의 세밀함까지 더한 그만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더 많은 국비를 따내려고 중앙부처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동료들과 동분서주끝에 지난해 2조3000억원, 2017년도 2조5000억원 등 최고기록을 갱신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 일화는 이른바 ‘기재부 첩보활동’. 당시 그의 활약은 첩보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해마다 국비신청기간만 되면 기획재정부 예산부서에는 서로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담당 공무원들의 각축전이 펼쳐진다. 이에 기재부는 ‘철통문’을 잠그고 외부인(지방공무원) 출입을 일절 금지했다.

예산편성 막바지에 접어들자, 아예 자취를 감춘 기재부 공무원들. 포기를 몰랐던 송 과장은 서울 모 건물에 이들이 머문다는 첩보를 입수한다. 수소문 끝에 담당 공무원들을 만난 그는 울산지역 현안사업의 중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국비확보를 관철시켰다. 여기에 ‘기재부 고위간부와의 소주한잔’ ‘전시컨벤션센터 예산확보 아이디어 뱅크’ 등의 일화도 동료공무원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이같은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올 1월 울산시 최연소 서기관으로 당당히 임명됐다.

◇울산 관광산업의 기틀마련이 새 목표

2009년 울산시에 발령받은 뒤 그의 첫 업무는 환경정책 업무였다. 울산이 공해도시 이미지를 벗고자 환경에 모든 행정력을 기울일 때였다. 정부가 추진한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과 ‘탄소포인트제도’를 울산에 접목하는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2년간 근무한 뒤 관광마케팅 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사업 전략을 하나씩 짜나가며 능력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BI’(Brand Identity)개발이다. 영남알프스 특성을 시각적으로 디자인해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를 꾀한 작업이었다. 2012년에는 울산시가 UNWTO 세계산악관광회의에 초청받아 당시 오동호 전 행정부시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지방자치단체의 기조발표는 이례적이었다. 정보기술, 생태관광을 접목한 연설내용은 2015 UNWTO산악관광회의 울산 개최의 토대가 됐다.

올해부터 그는 울산시 관광진흥과의 수장이다. 신성장 먹거리로 떠올랐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울산 관광산업의 핵’이 될 각종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그는 “국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2017 울산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게 과제다. 강동권 해양복합관광 휴양도시 조성,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중요하다”며 “울산관광의 ‘앵커’ 역할을 할 이 사업들은 울산이 크게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울산방문의 해’를 계기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공해도시’로 각인된 울산의 이미지를 깨주고 싶다. 영남알프스, 대왕암공원, 고래관광, 반구대암각화 등 아직까지 덜 알려진 관광명소를 전국에 널리 알려 관광도시 울산의 틀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