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사장 사내 담화문...3~4기 추가 가능성 언급

▲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작업장이 ‘일감 수주 절벽’으로 텅비어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크 1기 가동을 중단한 현대중공업이 올해 추가로 3~4개 도크에 대해 가동 중단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도크 가동중단이 이뤄지면 현대중공업 내 도크 11기의 절반 가까이가 멈추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강환구 사장 사내 담화문
3~4기 추가 가능성 언급
유휴인력 6000여명 전망
해양사업 2년째 수주 0건
일감부족 현상 심화될듯

지난 20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직원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도크 추가 가동 중단을 언급했다.

강 사장은 “올해 매출계획은 15조원으로 10년 전인 2007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호황기 때 1억6000만달러이던 VLCC 선가도 최근 7900만달러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며 “일감이 줄어 올해만 최소 3~4개 도크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인력도 6000명이 남는다”고 강조했다.

도크는 선박 블록을 조립해 선체를 만드는 시설로, 현재 가동 중단 도크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해양사업 부문 초대형 H 도크와 조선사업 부문 2~3개 도크다. 이중 가동중단설이 나돌던 전북 군산조선소 도크는 오는 6월 가동중단이 공식화됐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월 일감 부족을 호소하며 울산본사 제4도크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 1972년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불과 20여척(특수선 포함)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해양사업 부문은 2년째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조선업 상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도크 가동 중단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호황기 1억6000만달러에 달하던 선가는 7900만달러로 폭락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24% 가량 줄어든 14조9500억원으로 잡았다.

여기에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 부족이 올해 본격화되면 유휴인력이 6000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채권단이 자구계획 이행을 경고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어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도크 가동중단은 향후 외부 환경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될 문제지만 실제로 일감이 없는 상황에서 현실화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남는 인력에 대한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회사를 둘러싼 환경이 위기인 만큼 노사가 위기극복 노력에 힘써야할 때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교섭에서 조합원 고용보장과 함께 임금 10만원 인상과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000원 인상), 성과급 230% 지급, 격려금 100%+150만원, 상여금 800% 전액 통상임금 적용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실상 거부입장을 밝히고 향후 진행될 교섭에 금속노조가 직접 참여할 것이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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