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제각각…2월말 간담회서 윤곽

미포조선, 임대 재연장 요청...남구청, 고래등대 건립 추진

UPA, 선박산업 집적화 고려

▲ 올해 6월말 재계약이 완료되는 울산시 남구 장생포 현대미포조선 부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 남구 장생포 현대미포조선 부지가 오는 6월말이면 재임대기간이 만료되는 가운데 이 부지를 어떻게 할용할 지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미포조선 측은 임대계약 재연장을 희망하고 있으나 관리 운영주체인 울산항만공사와 고래문화특구의 관할 지자체인 울산 남구청 등 기관들간의 구상과 활용계획이 달라 향후 협의과정에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6월말이면 재임대 기간 만료

22일 울산항만공사(UPA)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부터 2년간 재임대를 했던 장생포 현대미포조선 부지가 오는 6월말이면 재임대 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께 울산시와 남구청, UPA, 울산지방해양수산청, 현대미포조선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이 부지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가 개최된다. 임대기간을 재연장 할 지 또는 해지할 지 3개월 전에 통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생포 부지는 1996년 울산항 항로 직선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준설토를 매립, 국유지 15만2000㎡로 조성한 이후 5만4000㎡는 울산시와 남구청에서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 무상대부 받아 고래박물관, 고래연구소 등을 설치해 운영중이다.

나머지 잔여부지 9만8441㎡는 조선업 호황기에 공장용지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미포조선에 조선업 및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2005년 7월부터 현재까지 조선 블록제작장으로 임대했다. 미포조선은 최초 10년간 임차한 후 2015년 6월 다시 2년간 재임차해 사용중이다.

미포조선은 해당 부지의 재임차를 희망하고 있다. 당장 마땅한 부지를 구할수 없는데다 설사 구하더라도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기존 공장해체와 새로운 공장 건립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조선업 경기불황으로 그룹사 차원에서 비용절감 등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미포조선은 재임차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고, 이 같은 뜻을 UPA와 남구청 등에 최근 전달했다.

◇활용두고 UPA­남구청 ‘동상이몽’

울산항만공사와 남구청은 미포조선의 뜻을 전달받고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으나 세부적으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포조선에 부지 재연장이 되지 않았을 경우, 향후 부지를 활용을 둘러싼 유관기관 간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남구청은 고래문화특구 추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심 미포조선이 해당 부지를 비워주길 바라고 있다. 남구청은 해당 부지에 고래를 주제로 하는 높이 150m짜리 고래등대 건립을 구청장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등대에 전망대와 호텔을 접목하면 체류형 관광시설로 손색이 없다는 것으로 현재 관련 용역을 진행중이다. 용역결과에 따라 1~2년 내 사업추진이 이뤄질 수도 있어 남구청은 재임대를 하더라도 기간을 1년 정도를 원하고 있다.

UPA는 남구청의 이 같은 고래등대 건립계획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공단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과 대기오염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얼마나 외지 관광객들이 찾아 숙박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UPA는 대신 해당 부지에 지역에 흩어져 있는 선사대리점 및 선용품 업체, 선박부품대리점 등을 한 곳에 모은 집적화 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해놓고 있다. UPA는 지난해 부지 활용방안 용역을 실시했고, 이 결과 울산항의 기능과 조화된 해양시설유치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각 기관별로 이 부지에 대한 여러가지 활용 방안을 구상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음달말 열리는 유관기간 간담회에서 재연장 여부가 결정되면 이후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