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질병으로 오진 가능…학교 갈 준비되면 보내라”

같은 학급 내에서 가장 어려 덜 성숙한 아이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약물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ADHD는 출생일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며, 미성숙이 자칫 질병으로 오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호주 퍼스의 커틴대학교 연구팀은 6~10세 어린이 31만1000여 명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ABC방송 등 호주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 입학 권고 해당 연령 중 가장 늦은 6월에 태어난 아이는 같은 학년의 전해 7월에 태어난 아이보다 ADHD로 약물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대략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DHD로 약 처방을 받은 5937명(약 2%)의 어린이 중 남자아이 비율이 여자아이들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북미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며 “발달 과정의 미성숙이 정신장애로 잘못 판정되고 불필요하게 자극제(stimulant medication ) 치료를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마틴 화이틀리 박사는 “ADHD 진단범위가 너무 모호한 게 문제”라며 “아이들을 ADHD로 진단하려면 쉽게 산만해지는지, 너무 큰 소리를 내며 노는 지, 자기 자리에서 가만히 못 있는지, 숙제를 싫어하거나 안 하는지,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끼어드는지 등 객관적인 요소에 의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화이틀리 박사는 또 “아이들이 학교에 갈 준비가 됐을 때 부모들이 학교에 보내도록 허용하는 것이 오진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ADHD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가장 흔한 정신장애로 꼽히지만, 이유가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 해부학적이나 신진대사의 차이, 유전, 임신 중 니코틴이나 코카인 이용, 낮은 수준의 만성적인 납 노출 등이 뇌와 행동의 조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주의학저널>(MJA)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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