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비공개 결정은 약속 위반”…백악관 청원에 24만명 이상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이후에도 자신의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개 방침을 비난하며 직접 이를 추적하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납세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백악관 청원은 서명자가 2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위키리크스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콘웨이 고문이 오늘 트럼프가 그의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이(자료)를 위키리크스로 보내 우리가 (폭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는지는 지난해 미국 대선 때 논란거리였으나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그 문제에 대한 백악관의 답은 그가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납세 논란은 공화당 경선 때부터 이어졌으나 트럼프는 대선 이전에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국세청의 정기감사가 끝나면 공개하겠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대선 한 달 전인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는 독자로부터 제보받은 트럼프의 1995년 세금 기록을 근거로 그가 그해 9억1600만 달러(약 1조770억 원) 손실을 신고해 이후 납세를 합법적으로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첫 트윗 20여 분 만에 또 트윗을 통해 “납세자료 공개에 대한 트럼프의 약속 위반은 (힐러리) 클린턴이 골드만삭스 연설문을 감춘 것보다 훨씬 더 불필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줄리언 어산지가 설립한 위키리크스는 지난해 7월과 10월 민주당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선거운동본부장 존 포데스타의 유출된 이메일을 공개했다.

그 가운데 10월 공개된 골드만삭스 등 월가 행사에서 클린턴이 한 발언이 공개돼 그의 친(親)월가적 관점과 고액 강연이 새삼 부각되면서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CBS 뉴스는 “위키리크스는 대선 전 몇 주간이나 클린턴 캠프에 해로운 정보를 유출하는 데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클린턴을 이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도 트럼프가 대선에서 어산지의 편을 들다시피 한 이후에 나온 ‘위키리크스의 흥미로운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더피플에 개설된 트럼프 대통령 납세자료 공개 청원 페이지에는 23일 오후(한국시간) 현재 청원자가 24만 명을 넘어섰다.

백악관의 답변 의무가 발생하는 서명 인원인 10만 명의 2배를 훌쩍 넘긴 것이다.

위더피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자산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라는 청원도 개설돼 현재 7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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