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보도…흉악범들, 이름값 기댄 홍보 효과 노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트럼프’ 이름을 딴 세계 각국의 사업체가 테러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이름이 들어간 빌딩, 리조트, 골프장을 상대로 한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특히 과거 테러 전력이 있는 도시에선 위험도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이 테러 배후로 자주 등장하는 터키에는 트럼프 타워가 있다.

터키 이스탄불의 트럼프 타워는 입구에서부터 사설 경비원이 배치됐고 X-레이와 금속 탐지기를 동원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다.

테러 위협에 경비 강화는 이스탄불에선 어느새 일상이 된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에는 트럼프 이름을 딴 호화 리조트가 지어지고 있다.

발리는 2002년 클럽을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폭탄 공격에 202명이 숨지는 아픈 기억을 품고 있다.

2008년 파키스탄 무장단체의 테러로 166명이 숨진 인도 뭄바이에도 트럼프 이름이 들어간 거주 목적의 건물이 건설 중이다.

트럼프 타워는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사야프의 납치로 몸살을 앓는 필리핀 마닐라에도 지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는 트럼프 골프장이 개장을 앞둔 상태다.

다만 UAE는 이웃 중동 국가들과 비교할 때 테러에서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분류되곤 한다.

미국 브랜드가 해외에서 공격 목표가 된 적은 이전에도 있었다.

다만 ‘트럼프 사업체’는 현직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내걸렸기 때문에 주목도 면에서 급이 다르다.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건물이나 리조트 외에 트럼프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강도나 납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테러리즘·국제범죄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정치전문가 콜린 P. 클라크는 흉악범들이 트럼프 이름값에 기댄 홍보 효과를 노려 “트럼프 사업체의 일꾼을 납치한 후 협상조차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그룹은 지구촌 사업장에서의 안보 문제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해외에서 “트럼프가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사업체는 광범위한 (안전) 규정이 있다”며 “지역 사법당국과도 밀접한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내 ‘트럼프’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AP통신 인터뷰에서 “테러는 생각지도 않는다”며 “집값이나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서울 여의도와 용산, 부산, 대구 등에 트럼프 이름을 딴 아파트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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