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의 한 특목고 학부모들이 학생 건강권 침해를 우려해 송전탑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스포츠과학중고등학교 학부모 10여 명은 23일 부산시 서구 한국전력 남부건설본부 앞에서 ‘송전탑 학교 앞 퇴출’, ‘변전소 철탑 보며 국가대표 꿈 키워지나!’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했다.

학부모들이 시위에 나선 것은 한전이 건설 중인 송전탑이 학교와 134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울산 북구 강동권이 개발되면서 전력 수요가 늘어나자 산하동 835번지 일원에 2019년 6월까지 산하변전소(154㎸)와 2.8㎞에 걸쳐 철탑 9기를 건설 중이다.

문제는 철탑 8호기, 9호기와 학교의 거리가 각각 195m, 134m로 가깝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학교 부지가 확정되고 난 이후에 송전탑 위치가 확정됐다”며 “학교로부터 최소 300m 이상 떨어지도록 옮기든지, 지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지중화하면 사업 기간이 길어져 전력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위치를 바꾸면 새 지주와 보상협의를 해야하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현재의 철탑 거리 정도면 학생들 건강과는 무관하다고 한다”며 “학교나 학부모들이 원하면 정밀조사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향후 학교에 대한 장학기금이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철탑 이전이나 지중화가 아니면 받아들 수 없다고 맞서 갈등이 지속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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