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흑자 전환…삼성重·대우조선은 적자폭 축소
해양플랜트 손실 반영ㆍ구조조정 덕…매출 쪼그라들어 ‘불황형 흑자’

2015년에 무려 6조원의 적자를 냈던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작년에는 비록 동반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눈에 띄게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플랜트 악재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냈던 조선 3사가 이미 전년도에 손실을 상당 부분 털어낸 데다, 2년간 해양플랜트를 전혀 수주하지 못하는 바람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 공정 안정화에 집중한 것이 실적 개선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희망퇴직과 설비 감축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 효과도 컸다. 따라서 조선업황이 살아나는 신호로 보기엔 무리이며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오는 25일 오후 ‘빅3’ 중 가장 먼저 실적발표를 한다. 현대중공업은 설 연휴 직후인 2월 초, 대우조선해양은 3월 초중순에 차례로 실적발표를 할 계획이다.

빅3 중 가장 좋은 실적이 예상되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3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증권가(FN가이드 컨센서스 기준)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매출 38조5천473억원, 영업이익 1조6천42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46조2천317억원) 대비 매출액은 16.6% 줄고, 영업익은 흑자 전환하는 것이다.

2014년 3조원, 2015년에 1조5천억원의 적자를 냈던 현대중공업은 올해는 해양플랜트 부실을 털어내고 새 출발을 한 데다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정유 부문 수익에 힘입어 흑자를 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0조5천454억원, 영업손실 1천1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9조7천144억원) 대비 매출은 8.6% 늘고 적자폭은 전년(1조5천19억원)보다 1조3천여억원 줄어드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비록 흑자전환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적자폭을 크게 줄인 것도 2015년에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을 대부분 털어냈기 때문이다. 작년 2분기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 2천억원 이상 들면서 연간 영업적자를 냈지만, 다른 분기에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우조선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전망치를 낸 대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3조1천170억원, 영업손실 5천2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전년(15조71억원) 대비 12.6% 줄어들고 적자폭은 전년(2조9천372억원)보다 2조4천억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3분기까지 5천9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우조선은 회계법인이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적자폭이 늘었다고 주장한다.

2013년 7천700억원, 2014년 7천400억원, 2015년 2조9천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던 대우조선은 올해 작년보다 적자폭이 줄어들 것만은 분명하다.

빅3가 유례없는 ‘수주 절벽’을 맞닥뜨려 최악의 한 해를 보냈음에도 지난해 흑자전환을 하거나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것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 컸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2014년과 2015년에 절정에 달했던 해양플랜트 악재로 인한 손실을 대부분 털어낸 뒤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의 공정이 안정화된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해양플랜트 수주는 학습효과가 있으므로 저가 수주 논란이 일었던 예전처럼 과도하게 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빅3 모두 해가 갈수록 매출이 점차 쪼그라드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해도 3사의 손익과는 무관하게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수주가 급감한 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탓이다.

2017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를 보면 현대중공업의 매출은 34조9천800억원, 삼성중공업은 7조5천700억원, 대우조선은 9조4천700억원으로 각각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업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올해 3사 모두 흑자를 기대하지만 그렇더라도 ’불황형 흑자‘의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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