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향이 새로운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맞는다니 기대가 크다.

외국인 지휘자를 선임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됐고, 서울시향도 현재 10명의 외국인 객원 지휘자와 함께 하는 연주회를 통해 예술감독을 찾고 있다.

울산시향은 올 한해 동안 ‘마에스트로 시리즈’를 시민에게 선보이며, 객원지휘자 6명을 초청하고 최종 지휘자를 선임한다.

최종 지휘자로 선임되기 전에 객원지휘를 거치는 것은 지휘자로서나 시향으로서나 이득이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를 탐색해 볼 수 있고, 지휘자와 교향악단의 능력을 어느 정도 감안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립예술단 측은 외국인 지휘자가 다음 상임 지휘자로 선임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외국인이 지휘자로 선임되면 여러모로 이점이다. 객원연주자를 초청할 때 인맥에 휘둘리지 않고 공평하게 실력만으로 평가해 더욱 풍성한 연주를 들려줄 수 있다. 또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했던 지휘자를 맞이하는 것 자체로 울산시향은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혹자는 외국인 지휘자와 단원들 간 언어의 장벽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원들 대부분이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거나 활동했고, 교향악은 합창과 달리 음악적 용어 중심으로 연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여년 동안 김홍재 지휘자와 함께한 울산시향은 안정적인 시스템과 실력으로 국내 메이저급 교향악단으로 자리매김 했다. 청중들은 비약적으로 성장한 울산시향의 기량에 수많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러나 지휘자와 단원들이 적당한 관계 속에서 안주하다 보면 오케스트라 연주력을 향상시키기 어렵게 된다. 김홍재 지휘자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울산시향이 한 번 더 도약해야 한다.

석현주 문화부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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