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공식발표
中 ATL배터리도 불량 발견...샘플수 1천배 이상 확대 등
1500억대 안전성 투자 집행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 노트7 결함 원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잇단 발화 사고로 단종한 갤럭시노트7 문제 원인이 외부 협력사가 제작한 배터리 결함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뿐만 아니라 중국 ATL 배터리에도 불량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책임은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이 같은 삼성전자측의 발표 이후 갤럭시노트7 배터리 이슈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갤노트7 20만대 배터리 3만대 이상 조사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대규모 충·방전 시험을 해 소손(燒巽·불에 타서 부서짐) 현상을 재현했다”며 “갤럭시노트7에 채용된 두 종류의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 물류, 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외국 전문기관들도 배터리 자체 결함을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미국 안전인증 회사인 UL은 삼성SDI 배터리가 우측 상단 모서리의 눌림 현상, 얇은 분리막 때문에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ATL 배터리는 배터리 융착 부위(이음새)의 비정상적 돌기, 절연 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등의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봤다.

미국의 다른 안전인증 회사 엑스포넌트(Exponent)의 조사 결과도 UL과 비슷했다.

엑스포넌트는 삼성SDI 배터리가 음극탭 부위 젤리롤(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돌돌 만 것) 코너의 눌림 현상 때문에, ATL 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 때문에 각각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SDI 배터리 안전성 강화 1500억 투자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를 계기로 품질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조남성(사진) 삼성SDI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 발표 직후 “회사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제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업무 관행을 정착시키자”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가 갤노트7 리콜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해 9월2일부터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마련하고 임직원 100여명을 투입해 ‘제품 안전성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다. 1500억원 규모의 안전성 관련 투자도 집행했다.

삼성SDI의 제품 안전 TF는 △개발 △제조·기술 △품질·검증 3단계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개발 과정에 갤노트7 발화 원인인 ‘극판 눌림’등의 문제점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관리항목을 기존보다 세분화했다. 제조·기술단계에서는 기존 샘플 검사 방법 대신 ‘엑스레이 전수 조사’를 도입했다. 완제품 품질·검증 단계에서는 검사 샘플 수를 기존 대비 1000배 이상 늘리고 검사 강도도 높였다.

아울러 재발 방지 대책 적용 전과 후의 제품의 품질 평가를 제 3기관에 의뢰해 이번에 마련한 대책이 안전성을 개선한다는 객관적인 검증결과도 확보했다고 삼성SDI는 강조했다.

삼성SDI는 조남성 사장 직속의 안전성 관리 센터를 신설한다. 안전성 관리 센터에서 설계 공법, 제조 혁신을 지속해 제품 안전성 기술력을 배양한다는 복안이다. 또 배터리 안전과 관련된 전 부문을 통합해 관리할 계획이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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