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방치 울주군 온산읍 강양회센터 부지

▲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추진중인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강양회센터 주차장 부지에서 폐기물이 대량 발견됐다.

수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던 강양회센터 부지 지하에서 기름에 절어 있는 흙이 대규모로 발견돼 물의를 빚고 있다. 애물단지였던 회센터를 허물고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려던 홍강갤러리 측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해 하며 시료채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폐기물 규모와 처리비용에 따라 자칫 강양마을 재생사업의 일환인 복합문화공간 건립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깊이 1m 규모 시커먼 토사
울주군, 시료 분석 의뢰
홍강갤러리측 검찰 고발도

◇1000여㎡ 부지에 깊이 1m 넘는 검은 토사층 확인

23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강양회센터 주차장 부지에서는 포크레인을 동원한 굴토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해 11월 말 1차로 일부 구간을 굴토한 이후 전체 부지에 대한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2차 굴토작업이 진행됐다.

포크레인이 지표면의 흙을 걷어내자 곧바로 시커먼 흙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표면 20㎝ 가량에서 시작된 검은 토사층은 지하 1m 이상까지 계속됐다. 검은 토사층은 1000㎡가 넘는 주차장 부지 전체에서 확인됐다.

굴토 과정에서 흘러나온 지하수에서는 약한 기름띠가 발견되기도 했다. 파헤쳐진 흙더미 속에서는 기름을 닦던 것으로 추정되는 수건 등과 대형 잡석들도 무더기로 나왔다.

굴토 후 쌓아놓은 시커먼 흙더미는 인근에 보관된 황토색의 반입토 무더기와 색상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추진 중인 김형욱 홍강갤러리 관장은 “1차 굴토 당시는 역한 냄새가 났는데 아스팔트를 걷어낸 이후 비가 많이 와서인지 냄새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매립 소문에 굴착­ 역한 냄새 나기도

전시공간과 공연무대 등을 조성하려던 김 관장은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꾸미기 위해 소나무 식재 작업을 최우선으로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주차장 부지에 폐기물이 매립됐다는 소문을 듣고 확인을 위해 아스팔트를 걷어냈다가 검은 토사층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강양마을 주민들은 5년 전 회센터를 건축하면서 논이었던 주차장 부지의 지반을 높이려고 성토하는 과정에서 폐기물이 다량 매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사 당시 대형트럭이 들락거리며 폐기물을 쏟아부었다고 기억하는 주민들도 있다.

회센터 준공 다음해에는 회센터 부지에서 인접한 논으로 기름이 흘러들어가 벼가 고사, 어촌계에서 배상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해당 논은 농사를 짓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1m 이상 성토한 뒤 밭으로 전환됐다.

◇부지 전체 흙 교체해야

현장을 찾은 울주군에서는 검은 흙의 성분을 파악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 울산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검사에는 최대 3주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갤러리 측에서는 검사 후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부지 전체의 흙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대토 규모가 만만치 않아 공사비 등 조달에 난항이 예상된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갤러리 측은 일단 누가 폐기물을 매립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찰에 고발했다.

김 관장은 “부지를 양도 받아 문화공간을 조성하기로 마을 주민들과 합의한 만큼 주민들과 문제가 생기는 것은 최대한 피하고 싶다”며 “하지만 매립을 주도한 사람은 확인해야 하는 만큼 부득이하게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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