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내정자 “美,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막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점거를 불용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공식 일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우리의 이해관계를 확실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 (인공)섬들이 공해상에 있고, 중국의 일부분이 아닌 게 맞는지가 관건”이라며 “우리는 한 국가가 점거하지 못하도록 국제적인 이익을 확실히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식적으로 나온 첫 남중국해 관련 언급이다.

이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자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을 근거로 넓은 범위에 걸친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이 일대에 인공섬을 건설해왔던 중국과의 갈등과 대립의 파고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중국에 대응할지는 “논의가 진전하면 더 많은 정보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남중국해 문제 개입 의지를 밝힌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의 남중국해 관련 발언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틸러슨 내정자는 지난주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드는 것을 미국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섬 건설을 멈추고 그 섬에 접근하지 말라고 중국에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내정자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에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국제법에 따른 분쟁 해결을 촉구해왔다.

스파이서 대변인과 틸러슨 내정자의 이런 발언은 미국과 중국의 무력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미국의 군사 조치나 해상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연구 책임자 대니얼 블루먼솔은 “중국이 남중국해를 지배하지 않게 하려는 외교 정책은 군사 자원 없이는 불가능하며, 이를 뒷받침하려면 강력하고 지속적인 미 해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전했다.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의 남중국해 전문가 애슐리 톤젠드도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가장 강경한 행정부가 되어 간다”며 “(중국 인공섬) 봉쇄는 도발적인 행위가 될 것이며 거의 확실하게 미국과 중국의 충돌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주장해온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는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파견하는가 하면 호주·일본 등과 연계한 군사훈련 등으로 중국의 독점적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스파이서 대변인은 미국 기업이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많은 경우 양방향 도로가 아니다”라며 “솔직히 미국에 쉽게 접근해 상품과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중국 기업과 개인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트럼프 대통령)는 우리가 중국 시장에 더 침투해야 하고, 우리가 중국 시장 진입 시 받는 대우에 대한 우려가 커 이를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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