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일본서 돌고래 2마리 사들여 내달 7일 재개장

학대 논란 최소화 위해 사육공간 분리·쇼 축소 방침

환경단체 “반 생태행위 중단해야” 반발…논란 예고

▲ 24일 울산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이경욱 남구도시관리공단 기획경영실장(가운데)이 울산고래생태체험관에 수용할 돌고래 2마리를 일본에서 수입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전국 유일의 고래문화특구인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돌고래 2마리가 추가로 오게 됐다. 고래 관광산업 활성화와 고래도시 남구 이미지 확립 등을 위한 결정이다.

남구청과 남구도시관리공단은 24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달 중으로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4~5세로 추정되는 암컷 큰돌고래 2마리를 데려온다”고 밝혔다.

돌고래를 사들이고 해상으로 수송하는 비용은 약 2억원으로, 남구청이 지난 2015년 확보한 예산이다. 지금까지 새끼 돌고래 폐사, 환경단체 반발 등으로 구입 시기가 미뤄져왔다.

남구청은 새끼 출산과 폐사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수컷 1마리(고아롱), 암컷 2마리(장꽃분, 장두리)를 사육하는 상황에서 다시 암컷 2마리를 데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계획으론 수족관에서 암컷 3마리를, 보조풀장에서 암수 각각 1마리씩을 사육한다는 방침이다.

남구청은 고래 학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돌고래쇼 프로그램을 하루 4회에서 3회로 줄여 돌고래들의 자유시간을 확대하는 한편 동작도 13가지에서 9가지로 줄인다. 돌고래와 사진찍기, 나이트투어를 폐지해 돌고래에게 쌓이는 스트레스 요인을 최소화한다. 대신 사육사가 들려주는 고래 이야기, 돌고래 소리 듣기 등의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돌고래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매일 건강체크, 매주 1회 수의사 정기검진, 매달 1회 정기검사도 실시한다. 사육사들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연 2회 해외 수족관을 찾아 연수교육을 받는다.

남구청 관계자는 “2009년 개관한 고래생태체험관은 2015년과 2016년을 합해 거의 90만명이 찾을 정도로 고래문화특구의 대표적인 관광시설이 됐다”면서 “현재 수족관 돌고래가 3마리에 불과한 데다 노령화한 상태여서 추가 수입을 결정했고, 돌고래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대책도 세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고래생태체험관 개장 이후 총 5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한데다 동물학대 논란도 불가피하다.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남구청의 기자회견 직후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건 상당히 반 생태적 행위이고, 세계적으로도 수족관을 폐쇄하는 추세”라며 “남구청은 즉시 돌고래 학살행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10월부터 수조 리모델링 등을 위해 임시 휴관하고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은 다음달 7일부터 재개장한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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