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안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가까운 곳으로 산책 겸 나들이를 떠나고 싶다면 이웃 도시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추천한다. 미술작품 속에서 부족한 예술적 감성을 채우고,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민속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또 조용한 문화공간 안에서 올 한해 계획을 세우며 잠시 여유를 갖는 것도 좋겠다. 이번 설 연휴기간 문을 닫지 않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공간을 소개한다. 홍영진·석현주기자

 

◇국립부산국악원·김해가야테마파크

국립부산국악원은 28일 오후 4시 연악당에서 설공연 ‘복(福)놀이’를 진행한다.

새해 희망과 복을 주는 ‘비나리’ ‘태평성대’, 판소리 ‘흥보가’를 시작으로 ‘삼고무’ ‘판굿’ 등을 선보인다. 산유화어린이민요합창단과 함께 부르는 명절노래 ‘설날’ ‘썰매’ ‘연날리기’, 경기민요 ‘아리랑연곡’, 관현악 ‘판놀음’ 등도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이 끝난 뒤엔 야외마당에서 판굿놀이와 기념촬영이 진행된다.

공연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새신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7호 화혜장 안혜표 선생의 제자와 함께 한지로 신을 만든다.

김해가야테마파크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운수대통 설날 큰잔치’를 연다. 28일 설 당일에는 버나돌리기, 사자춤, 사물놀이 등 전통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전통연희 흥’ 공연이 오후 12시, 2시에 펼쳐진다. 29일에는 코믹저글링 공연으로 명절 분위기를 한껏 북돋운다. 30일은 다채로운 밴드 공연도 만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에서는 설날을 맞아 27일과 29~30일까지 3일 동안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마련한다.

우선 27일과 30일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 ‘리오2’ ‘주토피아’ ‘미니언즈’ ‘슈퍼미니’를 오후 2시와 4시, 하루 두 차례 박물관 강당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설 다음날인 29일 오전 11시, 오후 1시·3시에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변검, 마술, 비눗방울 공연이 강당에서 진행되며, 오후 2시부터는 관람객들이 우리의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떡메치기, 인절미와 다식 만들기, 떡국 만들기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또 행사 중간 중간에 풍물패의 신명나는 사물놀이와 추억의 뻥튀기 행사를 마련해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부모 세대의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연휴 기간 중 설날 당일을 제외하고, 박물관 마당에서는 투호놀이, 윷놀이, 제기차기 등의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설날 당일인 28일만 휴관한다. (054)740·7500.

 

◇ 태화강대공원

울산을 벗어나지 않고 도심에서 민속놀이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울산시는 설 연휴가 시작되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태화강대공원을 찾는 시민과 귀성객들이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설날 맞이 민속놀이 체험마당’을 운영한다.

체험마당을 위해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 입구 오산광장 주변에 널뛰기, 윷놀이, 굴렁쇠, 팽이치기, 제기차기, 투호, 고리던지기 등 민속놀이 기구 7종 53점이 설치된다. 이용시간은 설 연휴 기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설날을 맞아 고향을 찾는 출향인과 태화강대공원 관람객들에게 아름다운 옛 추억과 한국 전통놀이의 흥을 제공하기 위해 매년 민속놀이 체험마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솔거미술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솔거미술관에는 현재 ‘색깔, 있거나 없거나 - 규방자수와 소산 수묵’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전시기간은 오는 4월22일까지. 이와 함께 신라미술대전 대상 작품전 2부 전시도 지난 24일부터 시작됐다.

‘색깔, 있거나 없거나 - 규방자수와 소산 수묵’은 조선시대 규방문화의 정수인 자수 걸작과 현대 수묵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아름다움을 추구한 조선 여성들의 뛰어난 솜씨를 볼 수 있는 소산 박대성 컬렉션 규방자수 중 엄선한 작품 2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도 방문객들이 경주솔거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수준 높은 전시 덕분. 특히 방학을 맞은 요즘은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의 방문이 많으며, 미술과 전시 등에 관심이 높은 마니아층의 방문도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솔거미술관 도슨트의 말이다.

이 곳을 찾은 케빈 브라운(미국)씨는 “어머니가 딸의 결혼을 위해 한 땀 한 땀 지어 준 옷이라는 활옷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음이 뭉클해 졌다”고 말했다. 여대생 정수미씨는 “운치 있는 소나무길을 따라 올라가 보이는 산뜻한 건물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며 “특히 전시장 내 유리창으로 보이는 아평지의 풍경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솔거미술관 도슨트 이혜영씨는 “최근 들어 대구, 울산, 부산 등 인근 대도시는 물론 서울, 전라도 등과 함께 멀리 제주도에서도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 면서 “경주솔거미술관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솔거미술관은 설 연휴기간 중 설날(28일) 하루만 휴관한다. (054)740·3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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