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새해들어 보름이 넘게 영하의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찬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영하 10℃ 가까이 떨어졌다. 울산에서 강한 추위가 이어졌던 해는 1967년이다. 그해 1월16일 영하 14.3℃까지 내려가 현재까지 울산에서 가장 추운 날로 기록되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2011년 1월16일로 영하 13.5℃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대개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는 강원도를 떠올린다. 그런데 2007년에서 2016년까지 최근 10년간 일 최저기온의 극값순위를 살펴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웠던 곳은 강원도가 아니라 경북 내륙의 봉화였다. 2012년 2월3일 영하 27.7℃를 기록했다. 2013년 영하 26.8℃까지 내려갔던 대관령과 철원의 값을 뒤엎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은 어디일까? 러시아 야쿠티아 공화국의 오미야콘(oymyakon)이다. 오미야콘은 북극점에서 3000㎞ 떨어져 있다.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50℃에 달한다. 이런 곳에 사람이 산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갈수록 주민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하 영하 70℃까지 떨어지는 극한의 지역에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약 500명이라고 한다. 공중에 뜨거운 물을 뿌리면 바로 얼어버리거나 빨래를 실외에 널어두면 부서질 정도라 한다. 이 곳에서는 영하 47℃의 기온도 비교적 ‘따뜻한’ 날씨라고 하니, 우리가 춥다고 하는 이번 겨울추위는 오미야콘 사람들에게 한 여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추위가 항상 나쁘기만 할까? 추운 날씨가 건강에 좋은 이유도 있다. 자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량이 높다는 것이 그 하나다. 신체의 일정 온도 유지를 위해 몸에 있는 지방을 태워 살을 빼주는 셈이다. 두번째로 염증을 줄여준다. 추위에서는 염증과 통증이 줄어들게 되는데, 저온요법은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추위는 정신 건강에 좋다. 추운 날씨에는 외출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가족간의 대화가 많아지고, 혼자 사는 사람도 친구나 가족과 전화를 자주 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찾게 된다. 한파를 막을 수 없는 날씨, 추위 ‘때문’이 아니라, 추위 ‘덕분’인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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