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상수도는 99년 11월 회야 정수장내 철·망간 등 중금속, 트리할로메탄, 암모니아성 질소, 맛, 냄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일일 27만톤 처리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완공함으로써 맑은 물 공급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울산시민들은 수돗물의 수질에 대하여 많은 불신을 가지고있는 것 같다.  작년에 울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수돗물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울산시민의 약 87.7%가 수돗물을 끓여서 마시거나 정수기로 다시 걸러서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당국의 정수처리설비 개선을 위한 투자와 여러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수돗물 수질에 대한 불신은 왜 이렇게 가중되고 있는 것일까? 그 대답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수돗물 생산을 위해서는 원수의 수질이 좋아야 한다는 자명한 이치를 우리 시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울산시 상수도 원수 중 47%인 일일 약 18만톤을 취수하는 낙동강 원동지점의 수질을 환경부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작년과 올해 1.3∼5.1 mg/l로 계절에 따라서는 Ⅱ∼Ⅲ급수의 수질을 나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갈수기에는 조류발생, 환경호르몬 물질, 미량의 농약, 중금속 등이 검출되고 있다고 보고 되고있다.  또한 울산시의 상수도 시설용량의 약 32%인 일 일 12만톤을 취수하고 있는 회야댐의 원수 수질 분석결과를 보면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2.8∼7.1mg/l로 계절에 따라서는 Ⅱ∼Ⅳ급수 수준으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나 원수의 수질변화에 따른 정수약품의 사용증가, 오존시설의 운전으로 인한 막대한 운영비의 증가, 환경호르몬의 처리능력에 대한 의문, 흡착 등의 기능이 저하된 활성탄의 재생 및 교체시기의 선정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외의 운영 사례에서 보듯이 일반정수처리 보다는 고도정수처리가 월등한 효과를 내고 있으나 낙동강 원수의 수질이 급격하게 악화되고있는 우리의 실정으로는 고도정수 처리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생산을 보장한다는연구결과는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울산 수돗물의 원수인 낙동강 유입수, 회야원수의 수질 특성에 맞는 주 제거 대상 물질의 선정, 처리 메카니즘의 검정, 원수의 특성에 맞는 처리 공정의 개발, 활성탄의 교체시기 선정, 최적 운영조건 등에 대한 연구와 실증실험이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은 울산 수돗물의 수질기준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가가 정한 47개 검사항목의 수질기준에 울산의 수돗물이 적합하니 수돗물을 믿고 마시라는 홍보를 하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고 판단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수질검사항목은 121개, 미국은 85개, EU는 66개, 도쿄는 72개의 수질검사 항목을 정하고 있다. 독일과 유럽 공동체는 THM 10ppb 이하, 개별 농약은 0.1ppb 이하, 전 농약은 0.5ppb 이하, 휘발성유기화합물은 10ppb 이하, 개별 PCB는 0.1ppb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농약의 경우 말라티온 1개 항목의 기준이 250ppb 이하인 우리의 기준과 비교하면 유럽공동체의 기준이 얼마나 강화되어 있는가를 알 수 있다.  환경부는 2001년 하반기부터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먹는 물 수질기준측정 항목에 별도의 항목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역별 수돗물 수질기준 제도를 도입할계획이라고 한다. 차제에 울산에서도 관련 학계전문가, 시민환경단체, 환경관련연구기관, 울산시당국이 중지를 모아 선진국 수준에 맞게 수돗물의 수질기준을 강화해야할 것이다.  또한 울산의 원수 수질특성에 적합한 정수처리공정의 개발, 낙동강 유입수의 전처리 시설 설치, 소규모댐 건설등의 취수원 다변화, 합리적인 상수원보호시책 등을시행하여 시민들에게 생명수인 물만이라도 믿고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일을 울산시 행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것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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