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주의 선풍…‘트와이스 쯔위 논란 이은 중국의 선동’ 지적

중국 관영매체가 홍콩의 우산혁명을 지지했던 한 홍콩 가수를 반중(反中) 연예인으로 지목하고 퇴출령을 내렸다.

지난해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周子瑜) 논란에 이은 중국의 또다른 애국주의 선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의 자매지인 ‘중국국방보’는 26일 중국에서 활동 중인 홍콩 출신 가수 힌스 청(張敬軒·36)을 겨냥해 “조국을 분열시키려 하는 어떤 연예인도 모두 버림을 당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국방보는 ‘연예인들이 중국에서 밥 먹고 중국의 솥을 깨뜨리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국, 홍콩, 대만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적잖은 홍콩, 대만 연예인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창문을 열면 몇 마리 파리가 들어오는 것을 피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힐난했다.

1998년 17세의 나이로 홍콩에서 데뷔한 힌스 청은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은 뒤 2007년 ‘열애’(酷愛)라는 노래로 여러 가요상을 휩쓴 뒤 중국과 홍콩을 오가며 활동해온 인기 가수다.

최근 힌스 청은 후난(湖南)위성방송이 제작하는 중국판 ‘나는 가수다’ 시즌4편에 출연, 녹화 촬영을 마쳤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홍콩 독립과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였다는 지적을 받고서 하차해야 했다.

신화연예는 그가 ‘개인적 사유’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4년 홍콩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에 대한 지지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그가 ‘홍콩 독립’을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힌스 청은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소위 ‘홍콩독립 지지’라는 비판은 네티즌들이 근거 없는 내용을 날조해 누명을 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강경하다.

중국국방보는 이를 “힌스 청의 이중적 수작”이라고 일축하면서 “중국을 매도하는 언사를 한 연예인들은 네티즌들에 의해 배척당하고 이미 녹화된 프로그램에서도 지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광고주 기업들도 이들을 모델로 기용치 않음으로써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허난제(何南杰) 허페이(合肥)군사법원 부원장의 발언을 빌어 “이들 ‘듣보잡’ 배신자들은 국솥에 던져진 쥐똥으로 결코 허투루 대해서는 안된다. 역사의 바퀴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향해 전진해가는 길에 어떤 형식의 무모한 도발이나 불나방도 모두 주제를 모르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있던 지난해 1월 쯔위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장면을 두고 중국 네티즌과 동료 연예인들이 쯔위를 ‘대만 독립 분자’로 지칭, 비난하며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쯔위 사태 이후에도 대만 배우 천아이린(陳艾琳·28)이 “나는 대만사람”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전해지며 촬영 중이던 영화에서 하차해야 했고 중국 네티즌들은 대만 배우 왕다루(王大陸)가 서울 팬미팅에서 “중국을 대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한 발언을 문제로 삼기도 했다.

대만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하나의 중국’ 관련 발언 색출령이 홍콩 연예인들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세계화와 개방을 주창하면서 주변국을 상대로는 각종 보복 조치를 서슴지 않고 연예인에 대해서조차 편협한 애국주의 굴레를 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